‘꿈의 소재’ MOF, 선박 탄소중립의 열쇠로… 노벨상이 점화한 해운 탈탄소 경쟁

2025년 노벨화학상이 ‘금속유기골격체(MOF)’ 개발자들에게 돌아가며, 이 다공성 신소재가 산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규제 강화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해운·조선업계가 MOF를 선박 탈탄소의 핵심 카드로 검토하면서, 소재 공급망을 둘러싼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MOF·COF, ‘구멍이 빽빽한 마법 스펀지’

MOF(금속유기골격체)와 COF(공유결합유기골격체)는 모두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기공이 빽빽한 다공성 결정 소재다. 각설탕 한 조각 크기를 펼치면 축구장만 한 표면적이 나올 정도로, 특정 기체(이산화탄소·암모니아·수분 등)를 선택적으로 빨아들여 가두는 능력이 탁월하다.

둘의 차이는 ‘만든 재료’에 있다. MOF는 금속과 유기물을 끼워 조립해 종류가 수십만 가지에 달하고 이미 상업 양산 단계에 들어섰다. 반면 COF는 가벼운 비금속 원소를 공유결합으로 단단히 엮어 더 견고하고 가볍지만, 아직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

2025 노벨화학상이 증명한 잠재력

MOF는 리처드 롭슨(호주), 키타가와 스스무(일본), 오마르 야기(미국) 세 과학자의 릴레이 연구로 완성됐고, 이들은 2025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망상화학(reticular chemistry)’을 정립한 야기 교수는 MOF의 아버지로 불리며, 직접 창업한 스타트업 아토코(Atoco)를 통해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선박에서 무엇을 잡나 — 배기가스 종합 청소부

MOF의 진가는 선박 배기·연료 환경에서 드러난다. 현재 검토되는 적용 분야는 다음과 같다.

  • 이산화탄소 포집(OCCS) — 배기가스에서 CO₂를 잡는 핵심 응용. 아연계 MOF CALF-20이 습한 환경·내열성을 두루 갖춰 1순위 후보로 꼽힌다.
  • 암모니아 제거 — 차세대 무탄소 연료인 암모니아의 누출·슬립 대응. 알루미늄계 MIL-160이 기존 흡착제를 압도하는 성능(12.8 mmol/g)을 보였다.
  • 메탄 슬립 방지 — LNG선의 미연소 메탄(CO₂보다 강력한 온실가스) 제거. 메탄 산화촉매(MOC) 기술과 결합된다.
  • 질소 분리·습기 제거 — 가스 정제와 제습. 제습용 MOF는 실리카겔 대비 2~8배 효율을 낸다.

소재 공급망 — 누가 만드나

MOF 상용화의 열쇠는 ‘대량 양산’이다. 핵심 기업들의 포지션은 뚜렷하게 갈린다.

  • BASF (독일) — 세계 최대 화학기업. 탄소포집용 MOF를 세계 최초로 상업 양산(연 수백 톤)하며 공급 안정성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 Svante (캐나다) — MOF를 필터로 모듈화한 탄소포집 전문 스타트업. BASF가 만든 CALF-20을 가공해 시스템으로 공급한다.
  • Promethean Particles (영국) — 특허 연속흐름 공정으로 세계 최대 규모(연 1,000톤)의 MOF 양산 능력을 갖춘 전문기업. 맞춤형·저비용 대량 생산이 강점이다.
  • Atoco (미국) — 노벨상 수상자 야기 교수가 창업. 대기 중 물 수확과 탄소포집 완제품을 2026년 하반기 상용화할 계획이다.

과제와 전망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선박 적용에는 ① 습도·황산화물에 의한 소재 열화 ② 재생에 필요한 높은 열에너지 ③ 설치 공간·선박 안정성 ④ 높은 초기 투자비 ⑤ IMO 인증·항만 인프라 공백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실제로 현재 풀스케일 실증이 완료된 선박 탄소포집은 대부분 MOF가 아닌 아민(액상) 방식이며, MOF 기반 선박 적용은 아직 검토·연구 단계다.

그럼에도 노벨상이 증명한 잠재력과 빠르게 진행되는 양산 기술 발전은, MOF가 머지않아 해운 탈탄소의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소재(BASF·Promethean), 시스템(Svante·Atoco), 적용(조선·해운)이 손잡는 협업 생태계의 향방이 관전 포인트다.

※ 본 기사는 산업 동향 정보 전달용이며, 특정 기업·기술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일부 소재의 선박 적용은 연구·검토 단계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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