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방충제 8월1일부터 1338개 퇴출…내 집 제품 승인 여부 확인법

집에 있는 살충제 스프레이, 8월 1일부터도 계속 살 수 있을까. 7년의 유예기간을 거친 살생물제품 승인제가 나흘 뒤 본격 시행되면서, 지금 시중에 유통되는 살충제·항균스프레이·방충제 중 상당수가 판매대에서 사라진다. 승인받지 못한 1,338개 제품은 퇴출되고, 승인을 받아 계속 팔 수 있는 제품은 236개뿐이다.

무엇이 바뀌나

기후에너지환경부(옛 환경부, 2025년 10월 정부조직 개편으로 명칭 변경)에 따르면 살생물제품 승인제는 2026년 8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세탁세제나 방향제 같은 일반 생활화학제품이 상대적으로 낮은 문턱인 ‘신고’만으로 유통되는 것과 달리, 살충제·살균제·항균처리제품 같은 살생물제품은 원료 물질 승인과 완제품 승인을 모두 통과해야 하는 이중 절차를 거친다. 이 기준을 통과한 236개 제품만 8월 이후에도 매대에 남고, 나머지 1,338개는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된다. 미승인 제품을 유통·판매·진열·보관하다 적발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왜 이렇게 엄격해졌나

이 제도의 뿌리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다.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화학제품안전법)은 이 참사에 대한 반성으로 2018년 3월 제정돼 2019년 1월 시행됐다. 공식 집계된 피해자는 7,999명, 사망자는 1,893명이지만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실제 사망자가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고 봤다. 살생물제품에 유독 승인 절차가 까다로운 이유가 여기 있다. 신고제로 시작해 7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서서히 승인제로 옮겨온 것도, 시장에 갑자기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위해성 검증이 안 된 제품을 걸러내기 위한 단계적 조치였다.

우리 집 제품, 승인 여부 확인하는 법

방법은 어렵지 않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화학제품 정보 사이트인 초록누리(ecolife.me.go.kr, 신도메인 ecolife.mcee.go.kr)에 접속해 ‘화학제품정보’ 메뉴에서 제품명이나 모델명으로 검색하면 신고·승인 여부와 번호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신고번호는 지역·연도·순번이 조합된 형식(예: AA19-01-0001)으로 표기되며, 상세페이지에 적힌 번호가 이 형식과 다르면 애초에 정식 신고·승인 번호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 검색이 막막하면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 콜센터(1800-0490)로 문의하는 방법도 있다. 확인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그냥 넘기기보다, 특히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집이라면 지금 쓰는 제품 하나 정도는 검색해보는 게 안전하다.

헷갈리기 쉬운 것 — ‘신고’와 ‘승인’은 다르다

세탁세제·섬유유연제·방향제 같은 일반 생활화학제품은 ‘신고’ 대상이고, 살충제·살균제·항균처리제품은 ‘승인’ 대상이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신고는 사전 안전기준 적합성을 확인하는 절차이고, 승인은 그보다 한 단계 위인 물질·제품 이중 심사다. 상세페이지에 ‘신고 완료’ 문구가 있다고 해서 살충제류가 승인까지 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 신고나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개별 제품의 인체 무해성을 보증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가 지금 해야 할 일

8월 1일 시행 직후에는 재고 소진 제품이 일부 유통망에 남아 있을 수 있어 혼란이 예상된다. 새로 구매를 앞두고 있다면 결제 전에 초록누리에서 해당 제품이 승인 목록에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가장 확실하다. 이미 집에 있는 제품이 퇴출 목록에 포함됐다고 해서 즉시 위험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재구매 시점부터는 승인 여부가 갈림길이 된다. 여름철 모기·해충 대비용품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와 겹치는 만큼, 관련 제품을 고를 때는 가격이나 브랜드보다 승인 여부부터 확인하는 순서를 권한다.

최수진

최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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