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스, 연내 ‘개발자 50%’에 클로드 코드…은행 AI 운영 전환

영국 대형 은행 바클레이스가 올해 말까지 전체 개발자의 50%로 앤트로픽의 코딩 에이전트 ‘클로드 코드’ 사용을 확대한다. 2027년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과반이 쓰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권의 생성형 인공지능 경쟁이 제한된 실험을 넘어 실제 업무망과 개발 체계에 편입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1일 바클레이스와 전략적 협력을 확대해 클로드를 소프트웨어 개발과 레거시 시스템 현대화, 소프트웨어 품질 개선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스는 시스템 구축·시험·보안·운영 과정에는 에이전트형 AI를 편입한다는 방침이다. 앤트로픽 공식 발표

이번 발표는 신규 시험 도입보다 기존 AI 개발 환경에서 특정 도구의 사용 비중을 높이는 조치에 가깝다. 바클레이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2025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개발자 1만9000명이 AI 도구를 사용할 수 있으며, 초기 도입 단계에서 약 15%의 생산성 향상이 나타났다. 다만 이는 여러 AI 도구를 합친 내부 측정치로, 클로드 코드만의 효과나 측정 방법은 공개되지 않았다. 바클레이스 2025년 연차보고서

운영 현장에서는 클로드 기반 시스템이 먼저 자리를 잡았다. 2025년부터 가동된 ‘동료 지식 도우미’는 검색증강생성 구조로 사내 정보를 찾아 영국 소매금융 고객 지원을 돕는다. 직원 1만6000명 이상이 사용했고 누적 검색은 100만건을 넘었다.

글로벌마켓 부문에서는 하루 약 12만통의 고객 이메일을 클로드가 분류하고 필요한 정보를 보강한 뒤 적절한 담당 경로로 보낸다. 최종 업무는 운영 담당자가 처리하지만, AI가 고객 문의를 읽고 우선순위와 전달 경로를 정하는 과정까지 맡았다는 점에서 단순 문서 요약과는 성격이 다르다.

코딩 에이전트의 권한 범위도 일반 챗봇보다 넓다. 클로드 코드는 코드베이스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파일을 수정하고 셸 명령과 테스트를 실행하며 커밋까지 생성할 수 있다. 금융 시스템에서는 접근 권한과 변경 승인, 감사기록, 생성 코드 검증이 모델 성능만큼 중요한 이유다. 앤트로픽 클로드 코드 문서

바클레이스와 앤트로픽은 강한 보안 통제와 사람의 감독을 적용한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배치 방식은 밝히지 않았다. 사용 모델과 데이터 저장 위치, 코드 보존 정책, 자동 실행 권한, 오류율, 사람의 개입 비율도 공개하지 않았다. 연내 ‘50% 도입’ 역시 전체 인원이나 월간 활성사용자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실제 사용 강도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바클레이스는 단일 AI 공급사에 의존하는 구조도 아니다. 연차보고서에는 약 10만개의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라이선스와 자체 AI 플랫폼, AWS·마이크로소프트·깃랩·데이터브릭스와의 협력이 함께 기재돼 있다. 클로드 코드 확대는 기존 도구를 전면 교체하기보다 개발과 레거시 현대화에 특화된 모델을 추가하는 멀티벤더 전략으로 해석된다.

금융권 전체에서도 경쟁의 단위가 모델 벤치마크에서 배포 규모로 바뀌고 있다. 오픈AI는 BBVA 직원 약 10만명과 미쓰비시UFJ은행 직원 약 3만5000명에게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도 지난 7월 앤트로픽과 함께 21개 기관이 참여하는 통제된 AI 시험 환경을 운영했다. 바클레이스는 고객 지원과 시장 업무에 AI를 이미 적용했고, 개발 조직에는 클로드 코드 도입률 목표까지 제시했다. BBVA 도입 사례 MUFG 도입 사례 영국 금융행위감독청 발표

승부처는 이제 “AI를 써도 되는가”가 아니라 “통제 가능한 표준 업무로 얼마나 넓힐 수 있는가”다. 바클레이스 사례는 규제 산업에서도 AI 에이전트가 실험용 계정에서 운영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생산성 수치와 장애·오류율, 비용 절감 효과가 검증되기 전까지 도입 규모를 곧바로 성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오윤성

오윤성 기자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