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자체칩 서버에 AMD 에픽 채택…통합 위험 최소화

오픈AI가 첫 자체 AI 추론 가속기 ‘할라피뇨(Jalapeño)’ 서버의 호스트 중앙처리장치(CPU)로 AMD의 5세대 에픽 ‘튜린’을 채택했다.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차세대 ‘베라(Vera)’ CPU 시스템을 전달했지만, 실제 할라피뇨 시스템에는 검증된 x86 플랫폼이 선택됐다. 오픈AI는 베라의 절대 성능보다 서버 플랫폼의 성숙도와 통합 위험을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

2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지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오픈AI의 할라피뇨 랙은 AMD 에픽 튜린 CPU를 장착한 호스트 랙과 전용 가속기 랙을 한 쌍으로 구성한다.

호스트 랙에는 ‘가쓰(Katsu)’ 트레이 16개가 들어간다. 트레이마다 에픽 튜린급 CPU 2개와 1.5TB D램, 로컬 저장장치, 400Gbps 프런트엔드 네트워크를 탑재한다. 각 호스트 트레이는 PCIe 5.0을 통해 할라피뇨 가속기 8개가 장착된 ‘빈달루(Vindaloo)’ 트레이와 연결된다. 가속기 한 랙에 들어가는 할라피뇨는 총 128개다.

리처드 호 오픈AI 하드웨어 총괄 부사장은 선택 배경을 ‘위험 최소화’로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 원문에서 독립형 베라 플랫폼이 성숙도 면에서 에픽 튜린보다 조금 뒤처져 있으며, 튜린은 필요한 성능을 제공하고 시스템 통합 파트너들도 경험을 갖췄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베라의 연산 성능이 에픽보다 낮다는 의미는 아니다. 엔비디아가 공개한 베라는 자체 설계한 88개 ‘올림푸스’ 코어와 최대 1.5TB 메모리, 초당 1.2TB의 메모리 대역폭을 지원한다. 엔비디아는 일부 에이전틱 AI 작업에서 기존 x86 CPU보다 코어당 최대 1.8배 빠르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엔비디아가 선정한 워크로드에서 측정한 자체 결과다. 엔비디아가 공개한 비공식 듀얼소켓 SPECrate 2026 Integer 베이스 점수에서는 베라가 925점, 에픽 9755가 898점으로 베라가 약 3% 앞섰다. 다만 엔비디아 레퍼런스 시스템에서 측정한 미공인 결과다.

더 중요한 차이는 제품의 생산 단계 자체보다 할라피뇨 호스트로서의 통합 성숙도다. 엔비디아는 베라가 전면 생산 단계에 들어갔으며 대규모 출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블로그의 ‘Previewing at OpenAI’는 오픈AI 전달 장면에 붙인 소제목으로, 베라 제품 자체가 프리뷰 단계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호 부사장은 할라피뇨 호스트 후보로 검토한 독립형 베라 플랫폼이 에픽 튜린보다 성숙도 면에서 조금 뒤처졌다고 평가했다. 에픽 튜린은 기존 운영체제와 서버 부품, 관리 소프트웨어, 장애 대응 절차까지 검증된 상용 x86 플랫폼이다.

할라피뇨 역시 아직 전면 양산 단계는 아니다. 오픈AI 공식 발표에 따르면 현재 엔지니어링 샘플이 목표 주파수와 전력으로 시험되고 있으며 첫 배포 목표는 2026년 말이다. 호 부사장은 올해에는 생산 환경 검증을 위한 소량만 투입하고 본격적인 물량 확대는 2027년에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채택을 오픈AI와 엔비디아의 결별로 해석하기도 어렵다. 양사는 최소 10GW 규모의 AI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으며 첫 1GW 시스템을 베라 루빈 플랫폼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할라피뇨 랙의 호스트 CPU 선택과 엔비디아 GPU 기반 대규모 학습 인프라 계약은 별개의 사업이다.

AMD에는 AI 가속기용 호스트 CPU 공급 사례가 추가됐다. AI 서버에서 CPU는 모델 연산의 주역은 아니지만 데이터 전처리와 작업 배분, 저장장치·네트워크 제어, 가속기 장애 복구를 맡는다. 오픈AI의 선택은 AI 가속기 경쟁이 칩의 최고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검증된 서버 생태계와 공급망 경험까지 포함한 플랫폼 경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엔비디아가 베라를 독립형 CPU 사업으로 확대하려면 벤치마크 수치뿐 아니라 x86 서버가 수년간 쌓아온 펌웨어·운영체제·관리 도구의 신뢰성을 입증해야 한다. 이번 선택은 엔비디아가 GPU 시장에서 확보한 지배력이 독립형 CPU 채택으로 자동 이전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오윤성

오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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