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미국 아칸소주 웨스트멤피스 데이터센터 2단계 확장에 필요한 배터리·송변전 설비 등에 대한 약 6억달러, 21일 환율 기준 약 8000억원의 예정투자와 별도 440MWac 태양광 전력구매계약(PPA)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약 6억달러는 2단계 설비투자액으로, 기존 1단계 사이프러스 사업에서 공개된 5억2600만달러와 송전망 개선비 1억9000만달러와도 별개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인프라 비용이 가정용 전기요금으로 넘어간다는 비판을 겨냥한 계약이다.
엔터지 아칸소가 19일 공개한 계획에 따르면 2단계 신규 자원·계통설비는 440MWac 빅아일랜드 태양광 PPA, 1000MWh·400MWh 배터리 저장장치, 갈렛 변전소 증설과 230kV 송전선 2개다. 이 가운데 440MW 태양광은 패턴에너지 계열 빅아일랜드 솔라1이 건설하는 발전소에서 엔터지가 전력을 사는 계약으로, 약 6억달러 설비투자와 별도다. 규제 승인을 받으면 2028년 가동한다.
계약 구조상 태양광 전력구매계약 당사자는 엔터지와 패턴에너지 계열 빅아일랜드 솔라1이다. 구글은 별도의 20년 청정에너지 속성 계약을 통해 PPA 가격과 아칸소법상 허용돼 엔터지가 산정하고 위원회가 승인하는 가산금, 청정에너지 속성의 계상·말소 행정비용을 부담한다. 대신 재생에너지인증서를 받고 미국 중부 전력시장인 MISO에서 발생한 에너지·용량 수익을 요금에서 상계받는다.
구글이 태양광 사업자와 직접 PPA를 체결한 형태라기보다 엔터지의 440MW PPA 비용 위험을 인수한 구조다. 시장수익이 계약비용에 못 미쳐도 그 차액을 일반 고객이 아닌 구글이 부담한다는 것이 엔터지가 규제당국에 제출한 설명이다.
440MW는 교류 기준 정격용량으로 24시간 공급 가능한 확정전력과는 다르다. 아칸소 공공서비스위원회는 태양광의 계통 기여도를 나타내는 용량인정률이 13%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13%를 적용하면 인정용량은 약 57MW다.
함께 발표된 배터리도 에너지 저장량인 1400MWh만 공개됐고 순간 출력인 MW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배터리가 데이터센터 부하를 얼마나 오래 감당할지는 아직 계산할 수 없다.
엔터지는 이번 2단계 계약으로 2028년부터 20년간 기존 고객에게 최소 5억달러, 약 6645억원의 절감 효과가 생길 것으로 추산했다. 1단계까지 합친 순편익은 21억달러, 약 2조7900억원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는 회사의 장기 전망치로 독립 검증된 실적이 아니며 태양광 PPA 단가도 공개되지 않았다.
비용 부담 조항이 강조된 배경에는 앞선 1단계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있다. 16억달러 규모 사이프러스 태양광·배터리 사업 건설비 일부가 ‘아칸소 일자리 창출법’ 요금 항목을 통해 완공 전부터 기존 고객의 전기요금에 반영되면서 현지 의원들이 비용 전가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칸소 어드버킷 보도에 따르면 이 시설은 구글 데이터센터 수요를 충당할 전원 가운데 하나다.
앞선 1단계 계약과 관련해 정보공개 청구 자료를 토대로 보도된 5억2600만달러는 인프라 선지급금 4억4300만달러와 첫해 최소수요요금 8300만달러를 합친 수치라고 구글 측은 설명했다. 엔터지 역시 연간 최소수요요금 8300만달러를 20년간 적용하면 선지급금을 합친 계약상 명목 지급액은 약 21억300만달러라고 밝혔다.
구글 측은 필요한 지역 송전망·계통 개선비 1억9000만달러도 별도로 직접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들 1단계 지급액은 이번 2단계의 약 6억달러 설비투자 및 별도 빅아일랜드 PPA 비용과 다르다. 21억300만달러도 구글의 계약상 명목 지급액으로, 엔터지가 제시한 1·2단계 합산 고객 순편익 21억달러와는 성격이 다른 수치다. 다만 공개된 규제 결정문에는 구체 금액과 세부 전기요율이 가려져 있다.
2단계 계약은 해당 논란을 의식해 신규 자원을 기존 고객에게 부과되는 요금 항목에서 제외했다. 구글이 PPA 비용과 계통투자를 부담하고,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발전원 외에도 엔터지의 기존 고정비 일부를 분담하도록 설계했다.
하지만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공공서비스위원회는 지난 9월 16일 빅아일랜드 PPA 승인 신청을 기각했다. 엔터지가 계약비용의 합리성, 다른 조달방식 대비 고객 절감 효과, 신규 전원의 필요성과 공익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위원회는 구글과의 재생에너지인증서 계약이 협상 중인 양해각서에 불과했고, 용량인정률과 미래 탄소세를 포함한 편익 계산도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구글의 비용 부담 계약은 이 가운데 PPA 비용과 인증서 가격 위험을 보완하기 위해 10월 7일 체결됐다.
엔터지는 새 계약을 근거로 재심을 청구했지만 규제당국 직원과 아칸소주 법무장관은 반대했다. 위원회 직원은 새 경제성 분석을 첨부해 다시 신청해야 한다고 권고했고, 주 법무장관도 신규 계약이 기존 심사의 모든 결함을 해소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21일 현재 최종 재심 결정은 나오지 않았다.
구글은 지난 3월 백악관의 ‘요금 납부자 보호 서약’에 참여해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신규 발전과 전력망 비용을 전액 부담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아칸소 계약은 그 자율 서약을 실제 PPA와 요금계약으로 옮기는 시험대다.
결국 이번 사업의 의미는 태양광 발전량보다 위험을 누가 떠안느냐에 있다. 규제당국이 새 구조를 승인하고 실제 요금 절감으로 이어져야만 ‘데이터센터가 자기 전력비를 낸다’는 구글의 주장이 입증된다. 한국에서도 AI 데이터센터의 계통 접속이 병목으로 떠오른 만큼, 신규 발전소와 송전망의 좌초 비용을 대형 수요자와 기존 이용자 사이에서 어떻게 배분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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