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혼다 JV는 3조7416억 세일앤리스백 GM 3공장은 3조1354억 단독인수…엇갈린 리스크 셈법

LG에너지솔루션이 완성차 합작사 두 곳에서 시점도 방식도 다른 자산 정리를 이어왔다. 혼다와의 미국 합작법인에서는 건물만 팔고 다시 빌려 쓰는 세일앤리스백으로 3조7416억원을 현금화했고, 이보다 1년 앞서 GM과의 합작 3공장은 지분 구조 자체를 걷어내고 3조1354억원에 통째로 사들였다. 두 거래 모두 완성차 파트너의 전기차 캐즘발 전략 후퇴가 배경이지만, 대응 방식은 서로 다르다.

오하이오 소재 L-H배터리컴퍼니(LG 51%·혼다 49%)는 지난해 12월 24일 건물과 부속 설비 처분을 공시했다. 토지와 생산 장비는 제외하고 건물만 혼다 미국법인에 넘긴 뒤 다시 임차해 쓰는 방식으로, 당시 예정 처분가액은 공시 직전인 2025년 11월 말 장부가액 기준 4조2212억원이었다.

실제 처분은 지난 5월 26일 3조7416억원(25억3000만달러)으로 마무리됐다. 애초 공시액보다 4800억원 줄었는데, 실사와 환율 변동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지분율은 51대49 그대로고, 공장 가동·생산 계획에도 변화가 없다.

미시간 랜싱의 얼티엄셀즈 3공장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5월 8일 공시를 통해 이 공장 자산 일체의 소유권 이전 완료를 밝혔고, 취득금액은 3조1354억원이었다. GM과 50대50으로 세운 얼티엄셀즈 홀딩스 산하 3개 공장 가운데 랜싱만 떼어내 LG 단독 소유로 바꾼 것이다.

오하이오 1공장과 테네시 2공장은 여전히 GM과의 합작으로 남아 있다. GM이 전기차 생산계획을 보수적으로 조정하면서 3공장 몫을 내놓았고, LG는 이 공장을 2026~2027년 도요타향 파우치형 배터리 생산거점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최대 40GWh까지 늘릴 수 있는 구조이고 일부 라인은 ESS용으로도 쓴다.

즉 혼다 쪽은 지분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부동산만 현금화한 유동성 확보 조치이고, GM 쪽은 지분 구조 자체를 지분정리·단독인수로 바꾸면서 고객까지 GM에서 도요타로 다변화한 사례다. “합작에서 단독체제로 재편”이라는 하나의 틀로 두 거래를 묶으면 혼다 건의 실제 구조, 즉 JV가 존속한다는 사실을 놓치게 된다.

두 완성차사 모두 전기차 캐즘 국면에서 전동화 계획을 크게 후퇴시켰다는 공통분모는 있다. 혼다는 2025년 5월 2030회계연도까지 전동화·소프트웨어 투자를 10조엔에서 7조엔으로 줄이고 EV 판매목표를 연 200만대에서 70만~75만대로 65% 낮췄다. 2조5000억엔(약 23조원) 손실을 감수하며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돌아섰고, 오하이오 공장도 하이브리드·내연기관 생산 위주로 재편 중이다.

GM 역시 전기차 생산계획을 보수적으로 조정한 결과가 3공장 지분 정리로 이어졌다고 LG 측은 설명했다. 다만 LG는 3공장 인수 배경으로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 속 현지 생산 역량 확보를 직접 언급했다. 관세 리스크 대응이 지분 인수의 명시적 이유로 제시된 셈이다.

혼다 건은 다르다. 회사 측이 밝힌 매각 사유는 전기차 캐즘 속 유동성 확보와 JV 운영 효율화뿐으로, 관세나 IRA를 직접 거론한 공시나 보도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소비자 대상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30D)가 지난해 9월 30일 조기 종료된 시점과 혼다의 하이브리드 선회가 맞물린다는 점에서, 완전히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짚어둘 대목이 하나 있다. 셀·모듈 생산에 주어지는 세액공제(45X, kWh당 최대 45달러)는 소비자용 전기차 세액공제(30D) 조기종료와는 별개로 다뤄지고 있다. 미 상원 협상안 기준으로는 종료 시점이 2032년에서 2031년으로 1년 당겨지되 공제율 자체는 유지되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협상 단계의 내용이고 최종 입법으로 확정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두 회사가 완성차 수요 부진 속에서도 현지 생산자산은 포기하지 않고 재조정만 하는 배경에는 미국 내 생산에 주어지는 세제 혜택이 걸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의 나머지 북미 합작 라인, 즉 오하이오 얼티엄셀즈 1기와 테네시 2기, 조지아 현대차 JV도 완성차 파트너의 전동화 속도 조정에 따라 유사한 재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어느 라인이 세일앤리스백형 유동화로 가고 어느 라인이 지분정리형 단독화로 갈지는 파트너사별 EV 전략 후퇴 폭에 달려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오세진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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