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1600억원’ LFP 양극재 확보…美 조지아 ESS 전환에 국내 생산 소재 투입

SK온이 엘앤에프로부터 1600억원 규모의 국내 생산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를 공급받는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가동 부담이 커진 미국 조지아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전환하면서 국내에서 생산한 양극재를 투입하는 작업이다.

SK온 발표를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SK온 관훈캠퍼스에서 LFP 양극재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이며, 시장 상황과 공급 실적, 고객 수요에 따라 최대 3년 연장하는 방안도 협의할 수 있다.

공급 제품은 엘앤에프의 고밀도 3세대 LFP 양극재다. 엘앤에프는 지난 5월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에 LFP 전용 공장을 준공하고 7월 말 시험생산 제품을 출하했다. SK온은 해당 양극재를 충남 서산공장과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 공장의 ESS용 LFP 배터리 셀 생산라인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양극재 구매금액보다 생산라인 전환과 소재 조달을 한 묶음으로 연결했다는 데 있다. SK온은 서산공장 연산 7GWh 가운데 3GWh를 ESS용 LFP 라인으로 바꿔 2027년 상반기 납품을 시작할 예정이다. 조지아 공장 역시 전기차용 설비 일부를 ESS용 LFP 전용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조지아 공장은 전기차 시장 조정의 충격을 직접 받은 곳이다. AP통신은 지난 3월 SK배터리아메리카가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생산계획 변경과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 직원 958명을 감원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회사는 조지아 생산거점의 신규 고객군으로 배터리 ESS 시장을 명시했다. AP통신

수요처도 확보하고 있다. SK온은 미국 네오볼타파워에 2027년부터 2031년까지 LFP 파우치형 셀 9GWh를 공급하기로 했다. 별도 계약으로 9GWh를 추가 공급하는 협력안도 추진하지만, 이 물량은 아직 기존 계약에 포함된 확정분이 아니다. 생산지는 조지아 공장으로 정해졌다. S&P글로벌

국산 양극재 확보는 미국 ESS 사업의 세액공제 요건과도 맞닿아 있다. 미국 재무부와 국세청은 2026년 착공한 에너지저장시설과 미국에서 생산·판매되는 배터리 부품에 대해 금지외국기업의 ‘중대한 지원’을 받았는지 따지는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중국계 소재 비중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청정전력 투자세액공제나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어 비중국 공급망 자체가 수주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미 국세청

다만 국내에서 양극재를 생산했다는 사실만으로 전체 원료가 비중국산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리튬과 인산염 등 원료의 조달 국가와 제품별 실제 소재비 구성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은 양극재 생산단계를 국내 공급사로 옮긴 조치로 봐야 하며, 미국 세액공제 요건을 충족하는지는 실제 원료 명세와 비용 비중까지 확인해야 한다.

SK온으로서는 전기차용 고니켈 배터리에 집중됐던 제품과 생산설비를 ESS용 LFP로 넓혀 조지아 공장의 가동률을 회복할 수 있다. 엘앤에프는 국내 첫 LFP 양산라인의 초기 물량을 확보했다. 중국 업체가 장악한 LFP 시장에서 한국산 소재와 미국산 셀을 잇는 공급망이 실제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할지가 다음 관전 지점이다.

오세진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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