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건조한 세계 최초의 풍력보조추진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이 이달 말 인도된다. 돛을 보조 동력으로 활용해 주기관의 연료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식이다.
일본 해운사 상선미쓰이(MOL)에 따르면 지난 10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신조 LNG운반선의 명명식이 열렸다. 선명은 ‘FUJIN SAILOR’로 정해졌으며 이달 말 선주 측에 인도된 뒤 미국 에너지기업 셰브론에 장기 용선된다. 선주는 MOL의 100% 자회사 MOL 엔시안이다. 상선미쓰이 발표
이 선박은 17만4000㎥급 멤브레인형 LNG운반선으로 전장 294.9m, 폭 46.4m다. 에버런스의 저압식 LNG 이중연료 엔진 ‘ME-GA’를 주기관으로 쓰며 공기윤활시스템과 축발전기도 갖췄다.
선수 쪽에는 MOL과 오시마조선이 개발한 경질 돛 방식의 ‘윈드 챌린저’ 2기가 설치됐다. 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든 돛은 3단으로 늘어나 최대 높이 약 49m, 폭 약 15m에 이른다. 풍향과 풍속에 맞춰 돛의 높이와 각도를 조절하고 여기서 얻은 추력을 주기관 동력에 보탠다.
풍력보조추진장치를 단 LNG운반선이 실제 인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MOL은 이 선박의 항차별 연료 절감률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기존 벌크선에서 확인한 수치를 LNG선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만큼 실제 효과는 취항 뒤 항로와 풍황을 반영한 운항 데이터로 검증해야 한다.
HD현대중공업도 설계 단계에서 뒤를 쫓고 있다. 영국 로이드선급은 지난 16일 HD현대중공업과 MOL이 공동 개발한 선수 거주구형 LNG운반선에 설계평가를 부여했다. 지난해 기본승인(AiP)을 받은 개념을 구체화해 윈드 챌린저 4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한 설계다. 로이드선급 발표
HD현대중공업 설계는 통상 선미에 두는 거주구와 선교를 선수로 옮겨 화물창 상부부터 선미까지 연속된 갑판 공간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로이드선급은 항해 시야와 복원성, 돛에서 선체로 전달되는 구조 하중, 비상차단시스템 연동을 검토하고 풍력보조추진시스템 선급부호 요건을 충족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화오션 선박은 건조와 시운전을 거쳐 인도를 앞둔 실선인 반면 HD현대중공업의 결과물은 아직 설계평가 단계다. 설계평가는 기술적 준비 수준을 확인한 것이지 건조계약이나 상용 운항 승인을 뜻하지 않는다. HD현대중공업이 실제 수주로 이어가려면 선주를 확보하고 개별 선박에 대한 상세설계와 선급 승인을 다시 받아야 한다.
이번 경쟁의 핵심은 돛 자체보다 LNG운반선의 제한된 갑판에 풍력장치를 안전하게 통합하는 설계 역량이다. 대형 돛은 시야와 복원성, 계류장치 배치, 화물설비 접근성에 영향을 준다. 한화오션이 2기 탑재 실선으로 운항 데이터를 먼저 확보한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은 선수 거주구와 4기 탑재 설계로 연료 절감 폭을 키우는 전략을 택했다. 풍력보조추진 기술 경쟁이 시제품 단계를 넘어 LNG선 수주 사양 경쟁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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