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동중화조선이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에 투입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계약상 인도 예정일보다 188일 앞당겨 인도했다. 올해 후동중화가 인도한 여덟 번째 LNG선이다.
이번 인도는 후동중화가 대형 LNG선의 반복 건조를 통해 생산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개별 선박의 조기 인도를 중국 조선업 전체의 납기 신뢰도 향상이나 한국 조선업과의 격차 축소로 일반화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해운사 가와사키기선(K라인)에 따르면, 후동중화는 지난 24일 17만4000㎥급 LNG운반선 ‘푸테리 클란탄(Puteri Kelantan)’을 인도했다. 선박은 K라인이 참여한 합작회사가 소유하고 페트로나스의 LNG 수송에 투입한다.
푸테리 클란탄은 전장 299m, 폭 46.4m 규모로 X-DF 가스 이중연료 저속엔진을 탑재했다. 운항 속도는 19.5노트다.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선박은 후동중화가 페트로나스용으로 건조하는 동형선 4척 가운데 세 번째다. 앞서 ‘푸테리 조호르’와 ‘푸테리 케다’가 각각 올해 5월과 6월 인도됐으며 마지막 ‘푸테리 느그리슴빌란’은 오는 11월 인도될 예정이다.
중국 조선 전문매체 아이마린은 푸테리 클란탄이 계약상 인도 예정일보다 188일 일찍 인도됐으며, 후동중화가 올해 인도한 여덟 번째 LNG선이라고 전했다. 중국선박그룹에 따르면 후동중화는 2025년 LNG선 11척을 인도했다. 상관신문을 인용한 동방재부망 보도에 따르면 2024년 연간 인도량은 8척이었다.
생산 속도를 높인 배경에는 선형 표준화와 공정 단축이 있다. 후동중화는 17만4000㎥급 ‘창헝’ 시리즈를 반복 건조하고 있다. 중국선박그룹에 따르면, 후동중화는 화물창 방호시스템 건조기간을 기존보다 3.5개월, 시험·시운전과 안벽 건조기간을 2.5개월 단축했다. LNG선 연간 건조 능력은 기존 4∼5척에서 10∼12척으로 늘었다.
기자재 공급망도 넓어지고 있다. 아이마린에 따르면, 후동중화는 이 시리즈의 액화물 탱크 핵심 계통에 자체 개발한 중국산 극저온 밸브 전 계열을 적용했다. 아이마린은 해당 밸브가 시운전과 검증시험을 무결함으로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해상시험의 구체적인 시험 항목과 결과는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밸브 국산화를 LNG선 핵심 기술 전체의 자립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공개 자료에서 확인된 국산화 범위는 액화물 탱크 핵심 계통의 극저온 밸브이며, 화물창과 추진기관 등 다른 핵심 계통의 국산화 범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성과의 핵심은 완전 국산화보다 중국이 취약했던 기자재 공급망의 일부를 내재화했다는 데 있다.
중국증권보는 지난 6월 후동중화가 약 60척의 LNG선 건조 대기 물량을 확보했으며, 생산 일정은 2030년 이후까지 차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한 척의 조기 인도만으로 공정 안정성과 납기 경쟁력을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같은 실적이 반복되면 선주들의 납기 위험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 조선 3사와 후동중화의 품질 경쟁력을 공개 자료만으로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후동중화가 연간 10척 안팎의 양산 체제와 현지 기자재 공급망을 갖추고 조기 인도 기록을 쌓으면, 선주가 한국 조선소에 지급해 온 품질·납기 프리미엄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LNG선 경쟁의 기준도 건조 가능 여부에서 연료 효율과 증발가스 관리, 생애주기 비용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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