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美 육군기지에 ‘약 3조원’ 탄약 거점 추진…13억달러서 22억달러로 투자 확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아칸소주 미 육군 파인블러프 아스널에 22억달러(약 3조원)를 투자해 탄약 생산 거점을 조성한다. 지난 1월 제시한 13억달러보다 9억달러, 69.2% 늘어난 규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 한화디펜스USA는 지난달 21일 파인블러프 아스널에서 현지 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발표에 따르면 회사는 앞으로 7년간 ‘한화 첨단제조 캠퍼스’를 구축하고 약 40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고용 계획도 1월 발표한 약 200명에서 두 배로 확대됐다. 새 사무소는 생산시설 운영을 총괄하는 본부로, 이번 개소는 실제 공장 가동이 아니라 장기 투자계획의 첫 단계다.

생산 대상은 155㎜ 포탄용 장약과 베이스블리드 유닛이다. 장약은 포탄을 발사하는 추진 에너지를 만들고, 베이스블리드는 포탄 후미의 항력을 줄여 사거리를 늘리는 부품이다.

단순 탄체 조립보다 추진 성능과 사거리를 좌우하는 핵심 공정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한화디펜스USA는 자동화 설비를 적용해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주요 생산단계를 현지에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파인블러프 아스널은 기존 화학·탄약 생산 인프라와 전문인력을 보유한 미 육군 시설이다. 미 육군은 기존 기반시설과 화학·산업 전문성, 방산 물류망 접근성을 부지 선정 배경으로 꼽았다.

사업은 미 육군의 유휴 부지를 민간기업에 빌려주는 ‘확대사용임대’ 방식으로 추진된다. 육군은 임대 수익을 기지 기반시설에 재투자하고, 한화는 군 시설 안에서 민간 자본으로 생산능력을 구축하는 구조다.

다만 22억달러는 미 육군의 무기 구매계약 금액이나 한화의 확정 수주액이 아니다. 미 육군은 지난 1월 한화를 경쟁 임대사업자로 선정하면서 최종 임대계약 협상이 남았다고 밝혔고, 9월 발표에서도 ‘향후 체결될 임대계약’이라고 표현했다.

최종 임대계약 체결 여부와 착공·양산 일정, 품목별 생산능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22억달러를 확정 매출이 아닌 7년에 걸친 자본투자 계획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이번 투자는 미국이 155㎜ 탄약 공급망의 병목을 탄체에서 장약·화약 등 구성품으로 넓혀 해소하는 과정과 맞물린다. 미 국방부가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2022년 이후 155㎜ 탄체 생산량은 월 1만4400발에서 4만발로 늘었지만 장약은 월 1만4494개에서 1만8000개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화가 미국에서 생산 실적과 공급망을 확보하면 현지 지상무기 사업의 진입 기반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이번 발표는 탄약 부품 생산시설 투자계획으로, K9 자주포 등 특정 무기체계의 미 육군 채택이나 구매를 보장하는 계약은 아니다.

오세진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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