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미국 조선 자회사 한화 필리조선소가 미사일방어청(MDA) 임무에 투입될 해상 미사일 시험·계측선(MRIV) 1번선의 건조계약을 확정했다. 지난 7월 사업자로 선정된 지 석 달도 안 돼 실제 건조계약으로 전환됐다.
미국 선박관리회사 TOTE Services는 7일 미국 해사청(MARAD)과 MRIV 사업의 선박건조관리자(VCM) 계약을 체결한 직후 한화 필리조선소와 1번선 건조 하도급계약을 맺었다. TOTE Services에 따르면 TOTE가 설계 구체화·계약 협상·가격 확정·건조 관리를 맡고 한화 필리조선소가 필라델피아 야드의 기존 생산라인과 공급망을 활용해 선박을 건조한다.
미 해사청이 발표한 사업 물량은 총 2척이지만 현재 확정된 물량은 1척이다. 후속 1척은 계획 물량으로 확정 수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계약금액도 공개되지 않아 지난 7월 거론된 전체 사업비를 1번선 선가로 볼 수는 없다.
1번선은 MARAD에 인도돼 MDA 임무에 투입되며 인도 시기는 2030년으로 잡혔다. 지난 7월 사업자 선정 당시 선명은 ‘골든 디펜더’로 공개됐다. 한화 측 발표에 따르면 새 선박은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인 ‘골든 돔’ 관련 시험·추적 임무도 지원한다.
MRIV는 미사일 시험 과정에서 비행 궤적을 추적하고 원격측정 데이터를 수집하는 특수목적선이다. 새 선박은 각각 1965년과 1970년에 건조된 ‘퍼시픽 트래커’와 ‘퍼시픽 컬렉터’를 대체한다. 기존 두 척의 선박관리와 운항도 TOTE가 맡고 있다.
설계는 한화 필리조선소가 건조해 온 국가안보 다목적선(NSMV)을 기반으로 한다. 선체 형상은 NSMV와 같고 전체 설계의 약 70%를 공유한다. 기존 생산라인과 미국 내 공급망, 숙련인력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완전히 새로운 함정을 개발하는 방식보다 설계·건조 위험이 낮다.
이 공통선형 전략이 계약 전환 기간도 줄였다. TOTE는 설계 구체화와 계약 협상, 확정가격 산정을 석 달 안에 마쳤다고 밝혔다. 통상적인 미국 정부 선박 건조·조달에서는 1년 이상 걸릴 수 있는 절차다. 상선 기반의 검증된 선체에 임무장비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건조비와 납기 위험을 함께 낮춘 셈이다.
이번 계약으로 한화 필리조선소는 해양대학 훈련과 재난지원에 쓰이는 NSMV에서 미사일 방어 특수목적선으로 건조 영역을 넓히게 됐다. 다만 현재 확정 수주로 집계할 수 있는 물량은 2030년 인도 예정인 1번선뿐이다. 후속 MRIV가 실제 수주잔고에 반영되려면 추가 발주 또는 확정계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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