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한수원, 美 원전 진입 추진…웨스팅 예상가치 ‘5조4000억’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한국형 원전 APR1400 2기의 미국 진입을 위한 일회성 예외를 추진한다. 한국이 최대 1200억달러(약 161조원)를 투자해 미국에 대형원전 8기를 짓는 협력 틀에 한미가 합의했다고 1일 발표했다.

정부의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추진계획에 따르면 건설 대상은 APR1400 2기와 웨스팅하우스 AP1000 6기다. 양국 정부와 웨스팅하우스, 한전, 한수원이 프레임워크에 서명할 예정이다. 원화 환산은 10월 9일 원·달러 종가 1342원을 적용했다.

APR1400의 미국 진입에는 값이 붙을 전망이다. 웨스팅하우스 공동 소유주인 캐나다 카메코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를 통해 호기당 약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의 가치를 웨스팅하우스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두 기 기준 예상가치는 약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다.

이 예상가치는 현금 로열티만을 뜻하지 않는다. 지식재산권 사용료와 설계·조달 서비스, 하도급 물량, 장기 핵연료 가공계약을 합산한 웨스팅하우스의 사업 몫이다.

웨스팅하우스와 한전, 한수원 3사는 2025년 지식재산권 분쟁을 끝내며 한전과 한수원의 미국 본토 원전 수주를 제한하는 합의를 맺었다. 이번 프레임워크는 해당 합의에 일회성 예외를 두고 APR1400을 최대 2기까지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구상이다. 미국 시장이 전면 개방된 것이 아니라 특정 물량의 진입 가능성을 협의하는 단계다.

계약 단계도 아직 프레임워크에 머물러 있다. 카메코는 조건에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최종 협상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부지와 사업자, 사업구조, 건설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고 규제 승인과 자금조달, 개별 사업의 경제성 심사도 남아 있다.

이번 동맹의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가 끌어올린 미국 전력 수요가 있다. 웨스팅하우스 발표는 연방정부 부지의 신규 원전이 AI·컴퓨팅 인프라에 필요한 전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는 데이터센터가 2030년 미국 전체 전력의 11.8%를 사용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 기업은 APR1400뿐 아니라 AP1000 6기의 시공·기자재 공급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를 인수하는 방안도 협상 대상이다. 다만 실제 한국 기업 수주액과 수익 배분은 개별 EPC 계약과 최종 지분투자 조건이 확정돼야 드러난다.

오세진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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