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조선국제, 中 교량업체와 선체 블록 외주 협력 추진…수주 확대 대응

중국선박그룹(CSSC) 산하 광저우조선국제(GSI)가 철교 제작사와 선체 블록 외주 협력을 추진한다. 1000억 위안(약 20조원)을 넘은 수주잔고로 생산능력 확충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외부 강구조물 제작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협력 틀을 마련했다.

중철산교그룹 공식 발표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13일 광저우 난사에서 ‘프로젝트 협력 프레임워크 협약’을 체결했다. 협력 대상은 선체 블록 외주 제작 프로젝트다. 광저우조선국제는 수주 증가와 선종 고도화로 향후 수년간 블록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외부 우량 생산자원을 도입해 부족한 생산능력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중철산교는 제작 자원을 배치하고 안전·품질 책임을 이행하며 공정표상 주요 일정을 지키고 제작 물량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계약금액과 블록 수량·중량, 대상 선종과 호선, 제작기지, 납기는 공개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일감을 확정한 개별 제작계약이 아니라 향후 외주 협력을 위한 기본 틀을 마련한 단계다. 해운전문지 스플래시247도 계약 물량과 금액이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철산교는 1894년 설립된 중국중철 계열 교량 강구조물·철도 분기기 제작사다. 산하이관과 난퉁, 광둥성 중산 등 중국 내 6개 생산기지를 운영하며 지금까지 강교 3200여 개를 제작했다. 광둥성에도 생산거점이 있지만 이번 블록을 어느 기지에서 만들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철산교의 선박용 강구조물 제작도 처음은 아니다. 중국중철 연차보고서에는 2023년 체결한 선체 블록 제작계약이 이미 기록돼 있다.

선체 블록은 강재를 절단·성형한 뒤 용접해 만든 선박의 대형 조립 단위다. 블록 제작을 외부에 맡기면 조선소 안의 강재 가공·조립 공간과 용접 인력을 최종 총조립 공정에 집중할 수 있다. 반면 블록 간 치수 정합성과 용접 품질, 비파괴검사, 자재 추적성, 도장 상태와 운송 과정이 어긋나면 도크의 탑재 공정이 오히려 지연될 수 있다.

광저우조선국제의 생산 일정은 빠르게 길어지고 있다. 광저우일보 신화청의 지난 4월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수주잔고가 1000억 위안에 육박하고 해외 주문 비중이 95%를 넘으며 생산 일정이 2030년까지 이어진다고 밝혔다. 이후 광저우시가 9월 공개한 자료에서는 회사 전체 수주잔고가 1000억 위안을 넘어섰고 생산 일정도 2031년까지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용접공·전기공·배관공·조립공 등 숙련인력 부족도 공식적으로 언급됐다.

광저우조선국제는 광둥성 항항그룹과 36만㎡ 규모 샤오후다오 조선기지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별도로 지난달 착공한 룽쉐 북부 신규 기지는 난사구·광저우시 국유기업 4곳이 세운 합자회사가 건설하고, 준공 뒤 광저우조선국제가 위탁 운영한다. 사업·운영 계획에 따르면 기지는 2029년 6월 전면 가동과 연간 선박 18척 생산을 목표로 한다. 신규 기지가 가동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이번 블록 외주 협력이 실제 제작계약으로 이어지면 당장의 가공·용접 병목을 줄이는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

중국 교량업체의 조선 공급망 진입은 중철산교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해운전문지 스플래시247에 따르면 중철보교의 양저우 자회사와 징장중공도 올해 각각 갑판운반선과 벌크선의 선체 블록 제작에 착수했다. 중국 조선업의 증산 방식이 도크를 새로 짓는 단계에서 교량·대형 강구조물 업체의 공장과 인력까지 연결하는 분산 생산망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관건은 프레임워크 협약을 실제 양산체계로 전환할 수 있느냐다. 광저우조선국제가 도면과 공정 기준, 선급 검사와 물류를 표준화하면 완성 조선소를 새로 짓지 않고도 총조립 처리량을 높일 수 있다. 반대로 제작기지와 대상 선종조차 공개되지 않은 현재로서는 실제 블록 투입 물량과 첫 호선의 공정 실적을 확인해야 생산망 확대의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최도현

최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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