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베이하이, 세계 첫 21만DWT 암모니아 이중연료 벌크선 인도…대형 벌크선 첫 실적

중국선박그룹(CSSC) 산하 칭다오베이하이조선이 세계 최초의 21만DWT급 암모니아 이중연료 벌크선을 인도했다. 미네랄 유로파호가 해상 시운전을 마치고 암모니아 추진 상업 운항에 착수하면서 한중 조선 경쟁은 수주에 더해 첫 인도·상업운항 검증 단계로 넓어지고 있다.

중국선박공업무역(CSTC)에 따르면 칭다오베이하이조선은 지난 9일 벨기에 해운그룹 CMB.TECH에 ‘미네랄 유로파(Mineral Europa)’호를 인도했다. 선박은 인도 직후 호주로 첫 항해에 나섰다. 개별 선가와 건조 계약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네랄 유로파호는 길이 300m, 폭 50m의 21만DWT급 뉴캐슬막스 벌크선이다. 호주 광산기업 포테스큐가 용선해 서호주 필바라산 철광석을 중국 등으로 운송하는 데 투입할 예정이다. CMB.TECH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 이 선박을 세계 최초의 암모니아 추진 건화물선으로 규정했다.

기존에 인도된 ‘암모니아 레디’ 선박과 달리 연료탱크와 공급계통, 주기관을 처음부터 갖춘 실선이다. 갑판에는 각각 3000㎥ 용량의 독립형 Type C 암모니아 연료탱크 2기가 설치됐다. 암모니아와 기존 선박유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어 벙커링 기반시설이 부족한 항로에서도 운항할 수 있다.

주기관은 CSSC가 100% 소유한 스위스 본사의 엔진설계사 WinGD가 설계한 X72DF-A 저속 2행정 엔진으로, CSSC Engine이 제작했다.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은 중국 쑨루이가 공급했다. WinGD의 X72DF-A 설치 매뉴얼은 이 엔진이 고압 암모니아 분사를 쓰며, 100% 계약최대연속출력(CMCR)에서 점화용 MGO 또는 MDO가 엔진 총 에너지 소비량의 약 5%를 차지한다고 설명한다. WinGD 발표에 따르면 완성된 X72DF-A는 CSSC Engine에서 로이드선급(LR)과 미국선급(ABS)·중국선급(CCS) 관계자 입회 아래 공장인수시험(FAT)을 마쳤다. 다만 공개된 기술자료의 배출가스 비교는 이 완성 엔진이 아니라 개발용 SCE52 단기통 시험엔진을 50%와 100% 부하에서 시험한 결과다. 암모니아 모드의 질소산화물(NOx)은 디젤 모드보다 낮았고, 100% 부하에서 암모니아 슬립은 10ppm 미만, 아산화질소(N₂O)는 3ppm 미만이었다. 이 자료에는 E3 엔진시험주기나 IMO 가중치를 적용한 90% 이상 저감 결과가 없다. 공개된 수치는 개발용 단기통 엔진의 시험값으로, 미네랄 유로파호의 상업 항해 실측치나 암모니아 생산·운송을 포함한 전 과정 평가값이 아니다.

실제 연료 공급망도 함께 가동됐다. 미네랄 유로파호는 인도 나흘 뒤인 지난 13일 오후부터 14일 새벽까지 중국 저우산에서 전용 벙커링선으로부터 그린 암모니아 1000톤을 공급받았다. 중국 교통운수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중국교통신문망 보도는 이를 세계 최초의 그린 암모니아 연료 선박 간 급유라고 전했다. 해당 보도는 저장성 저우산에서 그린 암모니아의 생산·운송·저장·급유·사용 전 과정이 연결됐다고 평가했다.

CMB.TECH는 2029년까지 벌크선 18척과 컨테이너선 1척, 화학제품선 2척 등 암모니아 추진선 21척을 선단에 편입할 계획이다. 다만 암모니아 엔진을 실제 탑재한 선박과 향후 개조를 전제로 한 레디 선박은 구분해야 한다. 포테스큐와의 계약도 최대 12척 가운데 최대 3척만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을 탑재하고 나머지 9척은 암모니아 레디 사양으로 정했다.

중국의 약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클락슨리서치 집계 기준 올해 1~9월 중국은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 7071만CGT 가운데 5391만CGT를 수주해 점유율 76%를 차지했다. 한국은 1093만CGT로 15%였다. 9월 말 수주잔량 점유율도 중국 68%, 한국 17%로 격차가 벌어졌다. 클락슨리서치 집계를 물량 경쟁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워진 이유가 이번 실선 인도다.

다만 ‘세계 최초’의 범위는 벌크선으로 한정해야 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4만6000㎥급 암모니아 이중연료 가스운반선 ‘MGC 안트베르펜’을 EXMAR에 인도해 세계 최초 원양 암모니아 이중연료선 기록을 먼저 세웠다. EXMAR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 선박은 4척 시리즈의 첫 호선이다. 한국이 가스선에서 먼저 상용화했고, 중국이 주력 선종인 대형 벌크선에서 뒤이어 실적을 만든 구도다.

이번 선박은 칭다오베이하이 한 곳의 독자기술이 아니라 CSSC 계열사와 해외 전문기관이 함께 완성한 결과다. 엔진은 CSSC 산하 WinGD가 설계하고 CSSC Engine이 제작했으며, 쑨루이가 연료공급시스템을 공급했다. 영국 로이드선급(LR)은 선급 검증에, Anglo-Eastern은 운항·안전 엔지니어링에 참여했다. 칭다오베이하이는 이 설비를 선박에 통합해 건조했다.

암모니아 역시 그 자체로 완전한 무배출 연료는 아니다. 암모니아 자체에는 탄소가 없어 암모니아 연료분의 연소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나오지 않지만, X72DF-A는 점화용 파일럿유를 함께 태우므로 엔진 전체의 직접 이산화탄소 배출이 0은 아니다. 암모니아 슬립(NH₃)과 질소산화물(NOx), 아산화질소(N₂O)도 관리해야 하며, 전 과정 배출량은 암모니아 생산에 사용한 에너지원과 운송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독성과 누출 위험 때문에 IMO의 암모니아 연료선 안전기준도 아직 임시지침 단계다.

미네랄 유로파호의 의미는 한 척의 ‘세계 최초’ 타이틀보다 후속 인도와 상업운항 검증의 출발점에 있다. 칭다오베이하이조선이 대형 벌크선에서 선체·엔진·연료계통을 통합한 첫 인도 실적을 만들고 저우산에서 선박 간 암모니아 급유까지 이뤄지면서 경쟁 기준도 기본승인과 수주 척수에서 선박 인도와 연료 공급 능력으로 높아졌다. 한국 조선업 역시 가스선의 선행 실적을 넘어 대형 주력선종과 벙커링 생태계까지 경쟁 범위를 넓혀야 할 시점이다.

최도현

최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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