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헝리중공업(Hengli Heavy Industry)이 그리스 선주 알파가스(Alpha Gas)로부터 8만8000㎥급 초대형 가스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알파가스가 자사 가스선 신조를 중국 조선소에 맡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파가스 공식 선대 목록에 따르면 신조선은 선체번호 HL-G88K-4와 HL-G88K-5로, 두 척 모두 2029년 인도될 예정이다. 선종은 액화석유가스(LPG)와 암모니아를 운송할 수 있는 VLGC/VLAC로 분류됐다.
해운 전문지 스플래시247은 조선·해운중개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계약이 지난 9월 체결됐다고 보도했다. 계약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추가 옵션도 확인되지 않았다.
VLAC 표기는 암모니아를 화물로 운송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추진선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공개 자료에는 추진 방식과 화물창 사양, 선급이 기재되지 않아 이를 헝리의 다른 가스선과 같은 사양으로 단정할 수 없다.
이번 2척을 더하면 알파가스의 운항선과 발주잔고는 LNG운반선 10척, VLGC/VLAC 6척 등 총 16척으로 늘어난다. 헝리 건조분을 제외한 14척은 모두 한국 조선소에서 건조됐거나 건조 중이다.
알파가스는 올해 한화오션에서 9만3000㎥급 ‘에너지 파이오니어’호를, HD현대중공업에서 8만8000㎥급 ‘에너지 가디언’호를 인도받았다. 두 조선소는 2027년 인도분 1척씩을 추가로 건조하고 있으며, 한화오션은 2029년 인도할 17만4000㎥급 LNG운반선 2척도 맡고 있다.
다만 첫 중국 발주는 알파가스 기준이다. 같은 안나 앙겔리쿠시스 해운그룹의 알파벌커스와 판테온탱커스는 이미 헝리에 벌크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발주했다. 그룹 차원에서 쌓은 거래 관계가 가스선 계열사로 확장된 셈이다.
헝리는 벌크선·탱커 중심의 수주잔고를 고부가 가스선으로 넓히고 있다. 시트레이드 마리타임에 따르면 헝리는 이달 한 주 동안 8만8000㎥·9만㎥·9만3000㎥급 VLAC 11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알파가스가 한국 조선소에도 4척을 건조 중인 만큼 이번 계약을 한국 이탈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가스선 14척을 한국에서만 건조해온 선주가 후속 물량을 중국에 배정했다는 점은 고객 다변화가 시작됐다는 신호다. 헝리가 첫 VLAC의 인도와 상업 운항에서 품질·납기를 입증할지가 한중 경쟁의 다음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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