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프런티어 인공지능을 활용해 감염병 조기경보와 백신·치료제 개발, AI 설계 의약품 규제를 지원할 바이오안보 역량 개발에 나선다.
영국 내각부는 24일 독립 비영리 조직인 ‘AI 바이오안보랩(AIBL)’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이를 세계 최초의 AI 바이오안보 전담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의 초점은 조직과 협력체계 구축에 있다. 오픈AI·앤트로픽이 모델·컴퓨팅 크레딧과 모델 접근권, 기술지원을 제공하고, 영국보건안보청(UKHSA)·동식물보건청(APHA)·국방과학기술연구소(Dstl)가 공동 이니셔티브에 참여해 생물위협의 이해·예방·탐지·대응 역량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영국 내각부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AIBL에 1억파운드의 공공자금을 투입한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컴퓨팅·모델 크레딧과 기술지원 등 최대 2억파운드를 약정했다. ExchangeRates.org.uk가 집계한 23일 마감 환율 1파운드당 1771.5105원을 약 1772원으로 반올림해 적용하면 정부 자금은 약 1772억원, 기업 약정은 최대 약 3544억원이며 합계는 최대 약 5316억원이다.
다만 3억파운드 전액이 운영자금은 아니다. 오픈AI는 1억파운드 규모의 컴퓨팅·모델 크레딧과 ‘로절린드 바이오디펜스’ 프로그램을 통한 고성능 관련 모델 접근권을 제공한다. 앤트로픽은 최대 1억파운드의 모델 크레딧과 신뢰 기반 접근권, 전담 기술지원을 맡는다.
오픈AI의 로절린드 바이오디펜스는 생명과학 특화 추론 모델 GPT-로절린드를 활용해 역학 모델링, 생물위협 조기 탐지, 진단과 의료 대응수단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다만 영국 정부는 AIBL에 투입할 모델의 정확한 버전까지 밝히지 않았다. 앤트로픽 역시 제공할 모델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구글 딥마인드와 영국 AI 생명과학 기업 베이스캠프리서치도 참여한다. 딥마인드는 프런티어 제미나이와 과학 특화 모델에 대한 신뢰 기반 접근 제공을 검토하고, 베이스캠프리서치는 자체 AI 생물학 모델과 기술 인력을 제공한다.
AIBL은 UKHSA, APHA, Dstl, 생명과학 부문과 함께 ‘국가 AI 바이오안보 이니셔티브’에 참여한다. 구축 중인 국가 바이오안보센터망은 생물사건 최전선 대응에 필요한 역량과 고도격리 실험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웨이브리지에 들어설 첫 센터의 초기 역량은 2027년부터 가동되고, 완전 가동은 2034년으로 예정됐다. 영국 정부는 AIBL이 이 센터망 등 파트너의 생물위협 조기 탐지와 백신·치료제 개발을 지원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스템·데이터 연계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도 보건 비상사태 대비와 AI 설계 의약품 규제에 참여한다.
영국이 민간 모델사와 바이오안보 역량 개발 협력을 추진한 배경에는 AI의 양면성이 있다. 영국 AI안보연구소(AISI)는 프런티어 AI 동향 보고서에서 일부 생물학 평가에서 모델이 박사급 전문가 기준을 넘어섰으며, 비전문가가 AI를 이용했을 때 실행 가능한 바이러스 회수 실험 절차 작성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오즈가 인터넷만 사용한 집단보다 4.7배였다고 밝혔다.
같은 능력은 방어자에게도 유용하다. 여러 감시자료에서 이상 신호를 찾고, 방대한 논문과 유전체 데이터를 종합하며, 백신·치료제 후보를 좁히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UKHSA·APHA·Dstl이 공동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MHRA가 협력 기관으로 포함된 배경이다.
그러나 모델이 방역 판단이나 실험을 자동으로 수행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 AI는 환각과 결과 불일치가 남아 있고, 실제 병원체 연구에는 장비·재료·고도격리시설과 전문가 검증이 필요하다.
기술주권 문제도 남는다. 이번 발표에는 영국 자체 프런티어 모델 개발 계획이 담기지 않았다. 공개된 구상은 오픈AI·앤트로픽의 모델·컴퓨팅 자원과 기술지원을 활용하는 협력안이다. 반면 향후 국가 바이오안보 역량 일부가 민간기업의 접근정책과 크레딧에 의존할 가능성도 생겼다. 크레딧 사용 기간과 산정 방식, 소진 뒤 비용, 공공 감시자료의 보관 위치, 접근 중단 시 대체수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영국이 AI 안전성 평가에 더해 실제 바이오안보 대응 기술 개발로 정책 범위를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AIBL의 업무 개시일과 소재지, 수장, 인력, 세부 사업과 성과지표가 나오지 않은 만큼 현재 확인된 것은 조직 설계와 자원 약정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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