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용 패키지기판 공급망에 공식 합류했다. 엔비디아는 삼성전기·일본 이비덴·대만 유니마이크론과의 계약을 통해 자사 제품용 기판 생산능력을 향후 3년간 합산 2.5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21일 독일에서 열린 GTC 베를린에서 공개한 공급망 확대안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국내 기존 설비에서 즉시 공급 가능한 생산능력을 제공한다. 세종·부산 사업장에서는 시설 고도화와 전용 생산라인 확충도 추진한다.
삼성전기는 별도 발표를 통해 양사가 전용 생산시설에 공동 투자하고 올해부터 다년간 기판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공급 대상은 엔비디아의 연산 칩셋용 패키지기판과 데이터센터 내 칩 간 초고속 연결을 지원하는 네트워크 스위치용 패키지기판이다.
엔비디아 공급 물량은 다년간 연평균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2028년에는 삼성전기 전체 패키지기판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동투자액과 계약금액, 구체적인 공급 수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2.5배는 삼성전기 단독 증설 배수가 아니라 세 업체 계약이 기여하는 엔비디아 제품용 기판 생산능력 목표다. 이비덴은 일본 오노공장 생산능력을 현재의 3배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며, 추가 생산능력은 2028년 1분기부터 단계적으로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유니마이크론의 대만 KF공장 증설분은 2027년 2분기부터 생산능력에 반영되기 시작해 2028년 중반 전체 생산능력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는 이비덴과 유니마이크론의 증설을 생산능력 예약 방식으로 지원한다. 삼성전기는 기존 국내 설비에서 즉시 생산능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삼성전기의 기존 설비 공급은 이비덴·유니마이크론의 증설분보다 일정상 앞선다. 다만 양사 발표는 이를 두 업체의 증설 전 공급 공백을 메우는 역할로 규정하지 않았다.
삼성전기 영문 공식 발표는 이번 공급 품목을 ABF 패키지기판으로 명시했다. ABF 개발사 아지노모토의 설명에 따르면 ABF는 반도체 패키지기판에 쓰이는 절연 필름이다. AI용 패키지기판이 대형화·고다층화하면서 미세회로 구현과 휨 억제, 수율 관리가 어려워지고 있어 고난도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삼성전기 발표는 차세대 기판에서 전력 노이즈를 제어하고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해 MLCC와 실리콘 커패시터를 기판 내부에 직접 내장하는 공정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에서 삼성전기가 공급한다고 밝힌 품목은 ABF 패키지기판이다. TSMC에 따르면 CoWoS는 동종 또는 이종 칩을 인터포저에 결합하는 첨단 패키징 공정이다. 엔비디아 발표도 기판 3사의 생산능력 확대와 앰코의 인터포저 웨이퍼 증설을 별도 항목으로 다뤘으며, 삼성전기의 CoWoS 공정 참여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기 영문 발표는 FC-BGA를 제조 경쟁력으로 언급했지만 이번 계약의 공급 품목으로는 명시하지 않았다.
엔비디아와 앰코는 같은 계획에서 2028년 말까지 한국 내 인터포저 웨이퍼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300% 넘게 늘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엔비디아는 전체 반도체 테스트 능력이 2026년 대비 2027년에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며, 대만 SPIL은 CPO용 광엔진 생산능력을 2027년 중반까지 15배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엔비디아는 기판·첨단 패키징·검사·광엔진 생산능력을 함께 확충해 수요에 대응하고 공급망 회복탄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가 확보한 것은 특정 칩 한 종의 단발성 주문이 아니라 엔비디아 연산·네트워크 제품용 기판을 아우르는 공식 다년 공급사 지위다. 다만 블랙웰·루빈 등 적용 모델과 고객 인증 시점, 계약가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2.5배 생산능력 확대 목표와 2028년 물량 비중은 계획·전망치다. 실제 매출 반영 폭은 후속 공시와 증설 가동률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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