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기업 키위트(Kiewit)와 현지 신조선소를 건립하는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수십 년간 이어진 양사 관계가 지난 7월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로 본격화된 데 이어, 석 달 만에 완성선 건조 거점 구축 구상으로 구체화됐다.
양사가 공개한 공동 발표에 따르면 HD현대USA와 키위트마리타임은 22일 미국 휴스턴에서 ‘HD Kiewit Shipbuilding’ 설립 계약을 맺었다. 2027년 착공해 2029년 본격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완전 가동 단계에서는 최대 3000명의 고용을 예상한다.
양사는 걸프만으로 제약 없이 진출입할 수 있는 대수심 산업부지에 신조선소를 건립할 계획이다. HD현대가 선박 설계·생산기술과 조선소 운영 경험을 제공하고, 키위트는 대형 철구조물 제작과 설계·조달·시공 역량을 맡는 구조다.
HD현대의 ‘미래형 조선소(FOS)’ 모델도 미국 조선소 가운데 처음 적용할 계획이다. 디지털 트윈과 자동화 생산시스템, 로봇 용접을 도입해 설계부터 생산까지 데이터를 연결한다. 미국 조선업계가 겪는 숙련인력 부족을 자동화와 표준화로 보완하려는 구상이다.
이는 지난 7월 체결된 전략적 파트너십보다 한 단계 진전된 내용이다. 당시 양사는 미국 조선사업 기회를 공동 발굴하고 블록·모듈 제작 기회를 검토하는 한편 해양 인프라와 부유식 자산 분야의 추가 협력 가능성도 모색하기로 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합작법인명과 착공·가동 목표 시점, 완성선 건조시설과 목표시장 구상이 구체화됐다.
블록 협력이 완성선 건조로 대체되는 것은 아니다. 합작사는 미 해군 보조함과 상선 관련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동시에 다른 미국 조선소를 위한 블록·모듈 제작·공급을 검토할 계획이다. 해양 인프라 사업도 협력 확대 대상으로 다시 제시했다.
최종 부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해양 전문지 베어드 마리타임은 키위트가 555에이커 규모 제작장을 운영하는 텍사스주 잉글사이드를 예정지로 지목했다. 다만 양사 공식 발표는 기존 산업부지라고만 밝혀 잉글사이드 확정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미 해군 보조함도 목표시장일 뿐 수주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함종과 척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미 해군은 2027회계연도 예산요구안에서 16척의 보조함 구매 예산을 요청했지만, 이 물량과 합작 조선소를 연결하는 계약은 아직 없다.
HD현대중공업은 별도로 미국 최대 군함 건조업체 HII와 해군 보조함 분야의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양사가 2025년 체결한 협력서에는 분산 건조와 미국 내 생산기지 공동투자 검토가 포함됐다. 양사는 당시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계약에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미 해군은 2026년 3월 해당 계약을 제너럴다이내믹스 나스코와 바드마린에 수여했다.
미국법은 군용 선박과 선체 주요 부분의 외국 조선소 건조를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미국 정부가 지난 8월 제시한 이른바 ‘핀란드 모델’은 외국 조선업체가 미국에 신조선소를 건립하거나 기존 미국 조선소의 소유권 또는 과반 지분을 확보하고, 현지 인력 양성·기술 이전·미국 공급망 구축에 나서도록 요구한다. 키위트 합작안은 이 조건과 맞닿아 있지만, 아직 특정 함정사업의 적용 대상이나 예외 승인 사업으로 선정된 것은 아니다. 미국 대통령 각서
투자액은 논의 중이며 지분율과 도크 수, 연간 건조능력은 공개되지 않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합작계약 체결을 확인하면서 조 단위 투자 확대 방안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작 구상은 블록 협력을 미국 현지 완성선 생산 플랫폼으로 넓히려는 이정표지만, 실제 경쟁력은 부지 확정과 투자 집행, 첫 수주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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