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낸드플래시 공장의 공정 세대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는 익명 소식통들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시안 공장의 286단 V9 전환을,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 다롄 공장의 240단 이상 제품 전환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시안 고도화와 미국 정부와의 협의를, SK하이닉스는 다롄 장비 설치가 미국 정부와의 협의 아래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양사 모두 세부 생산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로이터 보도
로이터는 익명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시안 공장이 현재 약 200단급 제품을 만들며 삼성전자 전체 낸드 생산량의 약 40%를 담당한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삼성전자가 ‘모나미’라는 내부 프로젝트를 통해 시안 공장을 286단 V9 공정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V9 웨이퍼 생산 목표를 올해 12월 월 5000장에서 2027년 12월 월 4만장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고도화 작업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며 생산능력 확대나 신규 제조시설 건설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286단 전환과 월 5000장·4만장 생산 목표는 회사가 확인한 내용이 아니라 익명 소식통의 설명이다.
로이터는 익명 소식통 세 명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다롄 공장의 낸드를 240단 이상 제품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192단 제품을 생산한다는 내용도 익명 소식통 한 명의 설명이다. 회사는 장비 설치가 미국 정부와의 협의·승인 아래 진행되고 있으며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다만 ‘최대 240단까지 허가됐다’는 내용은 익명 소식통 한 명의 설명이며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미국은 2022년 128단 이상 낸드를 생산하는 중국 팹과 관련한 특정 EAR 적용 거래와 미국인의 지원 활동에 허가 요건을 도입했다. 현행 EAR은 128단 이상 낸드 IC를 ‘첨단 노드 IC’로 정의한다. 따라서 128단은 시설 자체를 분류하는 선이 아니라 특정 거래·활동의 허가 요건 적용을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이며, 모든 장비와 기술에 일률적으로 허가가 붙는 것은 아니다. 로이터가 전한 기존 192·약 200단과 목표인 240·286단은 모두 이미 이 기준을 넘기 때문에, 이번 쟁점은 새로운 규제 문턱을 넘었느냐가 아니라 개별 허가가 어느 공정 세대와 장비까지 포괄하느냐다. 2022년 BIS 규칙, 현행 EAR §772.1
BIS는 2025년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인텔 다롄 공장의 검증된 최종사용자 지위를 철회했다. 연방관보에 실린 규정은 2025년 12월 31일부터 포괄적 일반승인을 끝내고 개별 허가 체계로 되돌리는 내용이다.
‘기존 공장 운영용 장비는 허가하되 생산능력 확대나 기술 업그레이드용 장비는 허가하지 않겠다’는 문구는 규정 본문이 아니라 BIS의 정책 발표에 담겼다. 공장 운영·생산능력·기술 업그레이드를 구분하는 적층단수나 장비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올해부터는 C79 ‘팹 라이선스’ 코드가 도입됐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수출신고 안내에 따르면 해당 팹의 미국 대리인이 최종수하인을 대신해 BIS 허가를 받고, 팹은 장비 공급사 등 거래 당사자에게 H로 시작하는 허가번호와 적용 조건을 전달한다. 공개 안내에는 개별 허가의 품목과 수량, 공정 세대, 유효기간이 제시되지 않았다.
이 구조에서는 ‘생산능력 확대가 아니다’라는 설명만으로 논란이 해소되지 않는다. 고단화는 공장이나 웨이퍼 투입량을 늘리지 않고도 웨이퍼당 저장 용량과 비트 생산량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V9 공식 발표에서 고단 적층을 위한 채널홀 식각 기술과 약 50% 향상된 비트 밀도를 핵심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 공식 발표
다롄은 경계가 더 흐리다. 로이터는 익명 소식통들을 인용해 2023년 완공됐지만 장비 구축을 마치지 못한 ‘모드 B’ 공간에 설비를 넣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모드 B가 이미 완공됐으며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지 않는다고 설명하지만, 빈 공간에 장비가 추가되면 실제 산출량은 늘어날 수 있다. 건물 면적과 웨이퍼 투입량, 비트 생산량 중 무엇을 규제상 생산능력으로 볼지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전환이 중국에 최첨단 기술을 그대로 이전하는 계획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삼성전자는 V9을 2024년부터 중국 밖에서 양산했고 올해 8월에는 400단 이상 V10 시제품을 공개했다. 로이터가 보도한 시안 V9 전환은 현시점의 최첨단 이식보다는 노후화를 막기 위한 제한적 추격에 가깝지만, 이를 BIS가 허용 가능한 ‘기존 공장 운영’으로 판단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V10 발표
기업들이 지금 공정 전환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중국 시장의 역전이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YMTC의 중국 낸드 시장 점유율은 2025년 28%에서 올해 2분기 38.5%로 올라 삼성전자 33.5%를 앞섰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20%에서 17%로 내려갔다. 이는 중국 시장 기준이며 글로벌 점유율을 뜻하지 않는다.
2027년분 추가 장비 허가 여부는 향후 허가 운용의 선례가 될 전망이다. 로이터는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다롄의 2026년 허가에 장비 수량 제한이 걸렸으며 2027년분 추가 허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가 다롄 장비 반입 확대와 미국 낸드 공장 건설을 연계해 협의 중이라는 내용도 익명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회사가 확인한 범위는 모드 B 장비 설치가 미국 정부의 협의·승인 아래 진행 중이고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점까지다. 로이터 보도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미국이 286단·240단 양산을 전면 승인했다고도, 양사가 규제를 위반했다고도 단정할 수 없다. 확인된 사실은 삼성전자의 시안 고도화 작업과 SK하이닉스의 다롄 장비 설치가 미국 정부와의 협의 아래 진행되고 있다는 점까지다. 제한적 세대 전환이 허용된다면 미국의 원칙은 절대적 업그레이드 금지가 아니라 기술 격차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셈이고, 허가가 막히면 중국 내 한국 팹의 공정 경쟁력이 약화돼 YMTC와의 경쟁에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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