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美AOP와 2차 계약…NCA 각형 ESS 1GWh

삼성SDI가 미국 독립발전사업자 알파오메가파워(AOP)와 1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솔루션 추가 공급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말 체결한 1차 계약 0.5GWh를 합치면 누적 물량은 1.5GWh다.

삼성SDI와 AOP의 공동 발표에 따르면 공급 제품은 하이니켈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각형 배터리를 탑재한 ‘삼성 배터리 박스(SBB) 1.7’이다. 셀과 모듈은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합작사 스타플러스에너지(SPE) 인디애나주 코코모 공장에서 생산해 올해 말까지 납품한다.

AOP는 이 물량을 2027년 착공할 서부전력조정위원회(WECC)와 텍사스전력신뢰도위원회(ERCOT) 권역의 대형 전력 프로젝트에 투입할 계획이다. 계약 금액과 프로젝트별 배분 물량, 매출 인식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SBB 1.7은 20피트 컨테이너에 6.14메가와트시(MWh)를 저장한다. 기존 SBB 1.5보다 에너지밀도가 17% 높으며, 인공지능 기반 이상 진단·수명 예측 알고리즘과 모듈에 소화약제를 직접 주입하는 EDI 기술을 적용했다. 삼성SDI는 제품이 UL 9540 인증과 NFPA 855 설치 기준을 충족하고 25년 연속 사용을 전제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은 LFP가 장악한 저장장치 시장에서 NCA 수요가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5년 세계 배터리 저장장치 신규 설치의 약 90%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였다고 집계했다. LFP는 가격과 반복 충·방전에서 유리하지만, NCA는 같은 설치면적에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다.

다만 AOP가 삼성SDI와 두 번째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1차 계약의 제품과 화학계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을 NCA 제품 자체에 대한 재주문으로 단정할 근거는 아직 없다.

삼성SDI도 NCA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SPE의 전기차용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 4분기부터 기존 NCA와 함께 LFP 배터리를 양산하겠다고 지난 3월 밝혔다. 이번 수주는 LFP 전환을 되돌린 것이 아니라 두 화학계를 병행하는 전략에서 NCA 물량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보는 게 정확하다.

AOP가 공개한 사업 포트폴리오는 WECC와 ERCOT 권역에서 3GWh를 넘는다. 캘리포니아에서 400MWh를 운영 중이고 텍사스에서 800MWh를 건설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의 개발 단계 물량도 2GWh에 이른다.

셀과 모듈의 미국 현지 생산은 공급망과 납기를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다. 다만 원재료 원산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NCA 각형이 LFP 주류 시장에서 별도 수요층을 확보했는지는 실제 납품과 프로젝트 가동 실적, 후속 계약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오세진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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