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HDUSA)를 앞세워 한화필리조선소 경영권을 넘겨받는 거래를 추진한다. 기존 상선·공공선 건조 기반에 미 해군 사업을 더하는 듀얼유스 조선소로 전환하려는 재편이다. 한화그룹은 HDUSA가 조선소의 경영과 거버넌스를 주도한다고 29일 밝혔다.
한화시스템의 지난달 18일 공시에 따르면 미국 자회사 HS USA 홀딩스는 필리조선소 지분 60%인 1368주를 한화디펜스USA 쉽빌딩에 넘기기로 했다. 거래금액은 2억3760만달러로, 달러당 1368.3원을 적용한 공시 환산액은 3251억808만원이다.
매수법인은 HDUSA와 한화그룹 북미 투자법인 한화퓨처프루프가 공동 출자한 합작법인이다. 한화오션은 나머지 지분 40%를 유지한다. 공시상 처분 예정일은 31일로, 현재는 지배권 이관 절차가 진행 중인 단계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DOJ)는 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간 거래(20270057)와 한화디펜스앤에너지·한화시스템 간 거래(20270052)에 하트·스콧·로디노법상 대기기간 조기종결을 부여했다. 두 건 모두 취득 대상 법인은 한화필리조선소다.
FTC 설명에 따르면 조기종결은 FTC와 DOJ가 검토를 마치고 의무 대기기간 중 집행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의미다. 당사자가 HSR상 대기 의무를 충족해 거래를 조기에 종결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지, 거래 자체나 미 해군 함정 건조·방산 보안 자격을 승인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HDUSA는 미 해군과 다른 연방기관, 민간 선주를 하나의 생산기반에서 상대할 수 있도록 조선소 운영과 인력, 고객관리 체계를 재편할 계획이다. 미 해군 예비역 소장 출신인 톰 앤더슨 HDUSA 미국 조선사업 사장이 현지 조선사업 전반을 총괄한다.
군용선 진입은 이미 시작됐다. Vard Marine US, Inc.는 지난 3월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NGLS 개념 정교화 계약을 수주해 시장조사와 개념설계·정교화를 맡았다. HDUSA와 필리조선소는 하도급사로 참여해 건조 용이성·상선 건조공법·생산비 평가를 지원한다. 다만 이는 설계 단계 하도급으로 실제 함정 건조 본계약과는 구분된다.
필리조선소는 지난 7월 미 미사일방어청이 운용할 미사일계측선 MRIV 2척 건조지로도 선정됐다. 미 해사청에 따르면 사업비는 20억달러이며 첫 선박은 2030년 6월 인도될 예정이다. 필리조선소의 기존 선형과 생산라인, 공급망, 인력을 군용 특수선 건조에 활용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듀얼유스 전략을 구체화하는 사례다.
상선 기반도 유지한다. 필리조선소는 2000년 이후 미국에서 건조된 대형 원양 존스법 상선의 약 절반을 인도한 곳이다. 한화는 추가 도크 2개와 안벽 3개 등을 설치하는 50억달러 규모 투자계획을 통해 연간 생산량을 2척 미만에서 최대 20척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투자계획에는 LNG운반선과 상선뿐 아니라 해군용 블록과 함정 생산도 포함됐다.
미 연방법 10 U.S.C. §8679는 대통령이 국가안보상 필요하다고 판단해 의회에 통지한 예외를 빼고, 미군을 위해 건조되는 선박과 선체·상부구조의 주요 구성품을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것을 금지한다. 필라델피아 현지 조선소는 단순 영업거점이 아니라 미국 함정시장 진입에 필요한 생산기반인 셈이다.
DCSA 지침에 따르면 미 정부 기밀정보 접근이 필요한 계약을 수행하려는 기업은 시설보안인가(FCL)가 필요하며, 외국소유·지배·영향(FOCI)이 확인되면 이를 해소·완화해야 한다. 이 절차는 모든 미 해군 사업이 아니라 기밀정보 접근이 필요한 사업에 한정된다. 필리조선소가 앞으로 미 해군 기밀사업 수주를 추진할 경우 FCL 취득과 FOCI 완화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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