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라우드 매출 ‘103%’ 증가…TPU 외판 기여율 비공개

구글이 자체 인공지능 가속기 TPU를 클라우드 안에서 빌려주던 사업에서 완성형 시스템을 외부에 판매하는 사업으로 넓혔다. 클라우드 매출은 두 배로 뛰었지만 재고를 먼저 쌓고 인도 뒤 현금을 회수하는 제조업형 운전자본 주기가 새로 붙었다.

알파벳의 2026년 3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307억9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03% 늘었다. 30일 원·달러 환율 1337.55원을 적용하면 약 41조1000억원이다.

회사는 기업용 AI 인프라와 AI 솔루션, 기존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가 성장을 이끌었고 TPU 시스템 판매도 의미 있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TPU 판매액과 성장 기여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이 구글 클라우드 부문 3분기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TPU 판매를 제외한 성장도 강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TPU 판매가 103% 증가했다’거나 ‘TPU가 클라우드 매출을 두 배로 만들었다’는 해석은 확인된 범위를 넘어선다.

클라우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35억9400만달러에서 111억2100만달러(약 14조9000억원)로 늘어 3.09배가 됐다. 영업이익률도 23.7%에서 36.2%로 상승했지만 회사는 TPU 제품별 마진을 공개하지 않았다. TPU 관련 재고원가가 비용 증가 요인이었다는 공시만으로 시스템 판매의 수익성을 단정할 수 없다.

현금이 도는 방식은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와 다르다. 사용량·구독형 클라우드는 구글이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설비투자를 한 뒤 서비스 이용 기간에 걸쳐 매출을 인식한다. 반면 TPU 시스템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설치, 지원, 연장보증을 묶어 고객 시설이나 제3자 데이터센터에 공급한다.

계약이 체결되면 수주잔고에 반영하고 부품을 조달해 재고를 만든다. 이때 현금이 먼저 나가고 시스템을 인도·청구한 뒤 현금이 들어온다. 아낫 아슈케나지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는 이를 전통적인 설비투자와 다른 현금창출 주기라고 설명했다.

재고 증가는 3분기 10-Q에 드러난다. 전체 재고는 지난해 말 24억3900만달러(약 3조3000억원)에서 9월 말 133억800만달러(약 17조8000억원)로 5.5배 늘었다. 올해 1~9월 영업현금흐름 계산에서는 재고 증가로 109억5900만달러(약 14조7000억원)가 차감됐다. 공시상 재고는 기업 고객 판매용 TPU 시스템 하드웨어와 픽셀 계열 소비자기기를 주로 포함해, 재고 잔액과 현금유출에서 TPU가 차지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3분기 영업현금흐름은 422억9000만달러(약 56조6000억원)였지만 설비투자는 513억5500만달러(약 68조7000억원)에 달했다.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90억6500만달러(약 12조1000억원)를 기록했다. 회사는 설비투자를 주원인으로 들었고 TPU 재고 확충과 유럽연합 과징금 52억달러(약 7조원) 납부도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외부 유통망도 넓어지고 있다. 구글과 오라클은 2027년부터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에 TPU를 배치하기로 했다. 오라클은 구글 밖에서 TPU를 제공하는 첫 하이퍼스케일러가 된다.

블랙스톤도 구글과 합작사를 세우고 초기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를 투입해 2027년 500메가와트 규모 TPU 클라우드를 가동할 계획이다. 구글은 이 합작사에 TPU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공급한다. 고객과 외부 자본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구글이 시스템과 플랫폼을 파는 경로가 열린 셈이다.

다만 전면적인 자산경량화로 보기는 이르다. 알파벳은 올해 설비투자 전망 1950억~2050억달러(약 261조~274조원)를 유지했고 내년에도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고 밝혔다. 3분기 10-Q에 따르면 일부 TPU 시스템 판매 계약에는 고객이 다년간 미리 정한 가격으로 하드웨어와 내장 소프트웨어의 재매입을 요구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된다. 고객이 시스템을 제3자에게 넘긴 뒤에도 재매입 요구권을 유지하는 경우는 금융보증으로 회계처리한다. 9월 말 기준 관련 보증의 최대 잠재 지급액은 66억달러였으며, 알파벳은 의무의 공정가치가 중요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옵션을 행사할 경제적 유인이 없다고 밝혔다.

구글은 클라우드 사용료를 장기간 회수하는 사업자와 AI 시스템을 인도해 매출을 잡는 공급자 역할을 함께 맡게 됐다. TPU 외판은 자체 칩의 시장을 넓히지만 단기적으로는 설비투자 부담 위에 재고 부담을 더한다. 회사가 예고한 2027년 매출 확대가 실제 현금 회수와 제품 마진으로 이어지는지가 다음 검증 지점이다.

오윤성

오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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