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1234조원’ 구매약정 공시…TPU 판매 확대와 인프라 선확보

알파벳이 9월 말 기준 9244억달러(10월 30일 매매기준율 1달러당 1335.3원 적용 시 약 1234조원)의 구매약정을 공시했다. 구글클라우드 매출이 TPU 시스템 판매 가세로 전년 동기보다 103% 늘어난 같은 분기, 기술 인프라·재고와 전력을 앞서 확보하는 약정도 재무상태표 밖에서 커졌다.

알파벳이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9244억달러 중 8021억달러는 기술 인프라·재고 생산능력, 에너지 의무인수계약, 콘텐츠 라이선스 관련 다년 약정이다. 나머지는 주로 일반 구매주문이며 전체의 2134억달러는 12개월 안에 지급된다. 8021억달러 장기계약 약정액의 상당한 대부분은 2031년까지 지급할 예정이지만, 장기 공급계약은 2032년까지, 일부 에너지 의무는 2054년까지 이어진다.

다만 8021억달러 장기계약 약정액은 현행 계약의 가격과 물량을 계약상 최대한도로 적용한 수치다. 일부 공급계약은 약정 물량을 부분적으로 줄일 수 있고, 구매약정은 당기 비용이나 확정된 설비투자액과도 다르다. 9244억달러에는 콘텐츠 계약과 일반 구매주문도 포함돼 전액을 TPU·AI 인프라 약정으로 볼 수 없다.

알파벳의 3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구글클라우드 매출은 307억900만달러로 1년 전 151억5700만달러보다 103% 늘었다. 회사는 기업용 AI 인프라·솔루션과 핵심 구글클라우드플랫폼(GCP) 서비스가 성장을 이끌었고 TPU 시스템 판매도 유의미하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TPU 개별 매출과 출하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클라우드 영업이익은 35억9400만달러에서 111억2100만달러로 늘어 영업이익률도 23.7%에서 36.2%로 높아졌다. 다만 개별 세그먼트에 배분되지 않은 알파벳 차원 활동 영업손실은 76억5500만달러였다. 이 항목은 공유 AI 연구개발 관련 비용을 주로 반영하지만 자선활동과 일부 재무·인사·법무 공통비용도 포함하며, AI 연구개발비만의 금액은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TPU 외부 판매는 칩 단품이 아니라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설치·지원·연장보증을 묶은 시스템 사업이다. 3분기에는 TPU 시스템 판매와 관련된 재고·원가가 늘었고, 기술 인프라 중심 설비투자 513억5500만달러가 영업현금흐름 422억9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알파벳이 제시한 비일반회계기준 잉여현금흐름은 90억6500만달러 적자였다.

9월 말 재고는 133억800만달러로 2025년 말의 5배를 넘었다. 소비자 기기도 포함돼 전부 TPU 재고로 볼 수는 없다. 일부 계약에는 정상 작동 상태로 반환된 TPU 하드웨어와 내장 소프트웨어를 다시 사들이는 조건이 붙었다. 최대 잠재 지급액은 66억달러지만 알파벳은 재매입 가격의 할인 폭과 기타 요인을 고려할 때 거래 상대방이 옵션을 행사할 경제적 유인이 없다고 판단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는 3분기 실적발표 발언에서 장기 수요에 맞춰 용량을 추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파벳이 택한 길은 수요가 생긴 뒤 장비를 사는 방식이 아니라 생산능력과 전력을 먼저 잠그는 방식이다. 이는 공급부족기 경쟁력이지만 AI 수요가 둔화하거나 칩 세대교체가 빨라지면 재고·감가상각·의무인수 계약이 비용으로 돌아온다.

오윤성

오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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