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3590억’ 美해군 LSM 1척 수주…군함 신조 첫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HDUSA)가 미 해군·해병대용 중형상륙함(LSM) 1척을 수주했다. 한화그룹이 2024년 12월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지 약 22개월 만에 확보한 첫 미 해군 함정 건조계약이다.

미국 선박건조관리업체 토트서비스는 지난달 30일 경쟁입찰을 거쳐 HDUSA를 첫 건조업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액은 2억6900만달러로, 10월 30일 원·달러 매매기준율을 적용하면 약 3590억원이다.

확정 물량은 1척이다. 계약에는 최대 3척을 추가 건조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지만 옵션 금액과 행사 시기·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건조는 2027년 4분기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계약 상대방은 미 해군이 아니라 토트서비스다. 미 해군 해양획득실은 지난 7월 토트서비스에 약 22억달러 규모의 선박건조관리자(VCM) 원계약을 맡겼고, 토트서비스가 조선소 선정과 하도급 관리를 담당한다. 22억달러를 한화의 수주액으로 계산하면 안 되는 이유다.

HDUSA가 LSM 선도함을 맡은 것도 아니다. 미 해군은 초기 최대 8척 가운데 1척을 볼린저조선소, 4척을 핀칸티에리 마리네트마린에 배정하고 나머지 물량의 발주전략을 토트서비스에 맡겼다. 이번 계약의 ‘첫’은 토트서비스가 경쟁절차로 처음 선정한 조선사이자 HDUSA의 첫 미 해군 함정 신조계약이라는 의미다.

LSM은 소형 단거리 상륙정과 대형 다목적 상륙함 사이의 수송 공백을 메우는 함정이다. 해병대 병력과 차량·무기·보급품을 인도태평양의 도서와 열악한 항만으로 분산 수송하고 해변에 직접 내리는 역할을 맡는다. 미 해군과 해병대는 총 35척 규모의 LSM 전력을 계획하고 있다.

기준설계는 네덜란드 다멘의 비개발형 LST 100이다. 다멘이 공개한 표준형은 길이 100.68m, 폭 16m, 흘수 3.58m로 선수와 선미 램프를 통해 차량과 화물을 직접 싣고 내릴 수 있다. 다만 미 해군형의 최종 배수량과 무장·탑재 구성은 공개되지 않아 표준형 제원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은 2024년 12월 1억달러를 투입해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HDUSA는 지난달 27일 한화시스템이 보유한 지분 60%를 넘겨받아 조선소를 방산·상선 겸용 체제로 재편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당시 거래는 아직 진행 단계였다.

필리조선소는 토트서비스가 관리하는 미국 해양대 훈련선인 국가안보다목적선박(NSMV) 4척을 이미 인도했다. HDUSA와 필리조선소는 지난 3월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의 개념설계 하도급에도 참여했다. 이번 수주로 설계 지원과 공공선 건조 경험을 실제 미 해군 함정 선체 건조로 넓히게 됐다.

이번 계약은 한국에서 건조한 군함을 미국에 수출하는 사업이 아니다. 한화가 미국 조선소와 현지 인력·공급망을 기반으로 미 해군 신조 시장에 들어간 사례다. 추가 3척 옵션과 장기 35척 계획은 아직 확정 수주잔고가 아닌 만큼 첫 선박의 원가·일정 준수가 후속 물량 확보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오세진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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