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본다는 것

느리게 본다는 것

같은 길을 매일 걷는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늘 지나치던 담장 위에 작은 화분이 놓여 있는 걸 발견한다. 분명 어제도, 그제도 거기 있었을 텐데.

느리게 본다는 건 시간을 더 쓰는 일이 아니다. 같은 시간 안에서 주의를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다.

빠르게 소비하는 정보는 많지만, 오래 남는 건 결국 한 번 멈춰 들여다본 것들이다. 좋은 영화의 한 장면, 누군가 무심히 건넨 말 한마디, 잘 깎인 연필 끝.

이 블로그가 하려는 일도 그렇다. 대단한 걸 발견하려는 게 아니라, 이미 있던 것을 제대로 한 번 보는 것. 그거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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