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T, HD현대삼호 LNG선 2척 화물탱크 설계 수주…척당 로열티 ‘100억대’는 여전

프랑스 LNG 화물창 기술업체 GTT가 앙골라 국영 에너지기업 소난골(Sonangol)이 발주한 17만4000㎥급 LNG운반선 2척의 화물탱크 설계를 수주했다. 발표는 HD한국조선해양이 맡았지만 실제 선박은 자회사 HD현대삼호가 짓는다. 화물창은 GTT의 멤브레인형 기술 마크Ⅲ 플렉스(Mark III Flex)가 적용되며 인도는 2029년 3분기로 예정됐다.

GTT는 이 수주를 2026년 2분기 공식화했다고 밝혔고, 해사 전문매체 LNG프라임(LNG Prime) 등이 이를 전했다. 설계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GTT가 화물창을 직접 만들지 않고 조선소에 설계·기술만 라이선스하는 구조이다 보니, 이런 개별 탱크 설계 수주 발표가 조선소의 정식 수주 공시보다 먼저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한국 조선 3사가 GTT에 내는 로열티는 선가의 평균 5% 수준, 척당으로는 100억~200억원대로 통용된다. 국회 국정감사 자료(2025년 10월)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25년까지 30년간 조선 3사가 GTT에 지급한 로열티 누적액은 7조4097억원에 이른다. HD한국조선해양이 178척에 2조4847억원, 삼성중공업이 188척에 2조3993억원, 한화오션이 202척에 2조4050억원을 각각 지급했다.

이미 수주가 확정된 162척을 인도할 2029년까지 약 2조9332억원이 추가로 GTT에 지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 LNG운반선의 상당수를 한국이 지어 내보내면서도, 그 배의 핵심 기술인 화물창은 여전히 프랑스에 의존하는 구조가 3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GTT가 이런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엔 특허 지배력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0년 GTT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체 8곳에 화물창 기술 라이선스를 주면서 자사 엔지니어링 서비스까지 함께 사도록 강제한 행위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보고 과징금 125억2800만원을 부과했다. 국내 시장에서 해외 기업이 이런 제재를 받은 건 2006년 마이크로소프트 이후 처음이었다.

국산 화물창 개발은 2004년 한국가스공사와 조선 3사가 공동 개발한 KC-1으로 시작됐다. 2014년 기술개발을 마쳤지만 이후 결함 논란과 책임 소재 다툼으로 번졌고, 서울중앙지법은 2026년 1월 한국가스공사가 삼성중공업에 KC-1 관련 손해배상금 2996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후속 모델 KC-2 계열에서는 실제 상업 인도 사례가 나왔다. 삼성중공업은 2025년 10월 27일 대한해운엘엔지에 한국형 화물창 KC-2C를 탑재한 7500㎥급 LNG운반선을 인도했다. 2020년 목업 테스트로 시작해 2021년 실증설비 구축, 2023년 자체 LNG벙커링 바지선 ‘그린누리호’ 적용을 거쳐 상업 인도까지 5년이 걸렸다. HD현대중공업도 KC-2B를 자체 LNG벙커링선(HD현대미포 건조, 1만8000㎥급)에 적용해 실해역 데이터를 쌓고 있다.

다만 이 실적은 모두 소형·중형선에 머물러 있다. GTT 로열티가 실제로 몰리는 곳은 이번 소난골 발주분 같은 17만4000㎥급 표준 대형 LNG운반선인데, 여기엔 국산 화물창을 얹은 선박이 아직 없다. 대형선에 검증 안 된 기술을 얹길 꺼리는 선주들의 태도가 국산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정부도 이 격차를 인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5년 9월 LNG 화물창 국산화를 15대 선도 혁신경제 프로젝트로 지정했고, 같은 해 12월 조선 3사·한국가스공사가 참여하는 민관 합동 워킹그룹을 출범시켰다. 2028년 대형선 실증을 마치고 2030년까지 국산 화물창을 얹은 대형 LNG운반선 수주를 끌어낸다는 게 목표다. 그때까지는 이번 소난골 발주분처럼, 한국이 배를 지을 때마다 GTT에 로열티를 내는 구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도현

최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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