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에너지가 2020년대 초반부터 순차 발주해온 174,000㎥·271,000㎥급 LNG운반선 128척 프로그램이 건조 단계로 넘어가면서, 한국 3사와 중국 후동중화조선을 떠받쳐온 최대 단일 발주 물량이 사실상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의 마무리를 LNG선 발주 사이클의 정점 통과 신호로 읽으면서도, 미국발 수출설비 증설과 카타르 자체 노후선 교체 수요가 다음 파도를 만들어낼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8척 프로그램은 174,000㎥급 표준형 104척과 271,000㎥급 초대형 QC-Max 24척으로 구성돼 있다. 건조 주체별로는 HD현대중공업이 34척, 삼성중공업이 33척, 한화오션이 25척을 맡아 174,000㎥급 물량 중 92척을 한국 3사가 나눠 가졌고, 나머지 12척은 중국 후동중화조선이 건조한다. QC-Max 24척은 전량 후동중화조선 단독 건조분으로, 첫 호선(H1995A)이 최근 강재절단에 들어갔으며 2028년부터 2031년 사이 순차 인도될 예정이다.
카타르에너지 물량이 활황을 이끄는 사이 LNG선 발주 자체는 이미 둔화 신호를 냈다. 지난해 11개월 동안 전 세계 LNG선 신규 발주는 18척에 그쳤고,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카타르에너지 마지막 발주분과 함께 LNG선 수주잔고 증가세가 꺾였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반등 조짐도 감지된다. 1분기에만 한중 조선소가 합산 35척의 신규 LNG선을 수주했고, 업계는 올 한 해 전체로는 80척 이상, 미국 수출설비 확장과 카타르 자체 노후선 교체 수요가 겹치면 최대 100척 안팎의 추가 발주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이런 낙관의 근거는 선복 공급과 액화설비 증설 속도의 어긋남이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인도 예정인 신조 LNG선은 234척으로 집계돼 올해가 인도량 기준 역대 최다 해가 될 전망이지만, 이미 승인된 전 세계 신규 LNG 액화설비 증설분은 연산 2억2900만톤 규모다. 신조 선복이 이 물량을 아시아행 항로 기준으로 소화하는 데 필요한 만큼만 늘어도 연산 7800만톤어치 수송력밖에 못 채운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액화설비 대비 선복이 오히려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발주 반등론의 배경에 깔려 있다.
다음 물량의 진원지로 꼽히는 곳은 미국이다. 9번째 미국 LNG 수출터미널인 골든패스 LNG가 1트레인 첫 생산 뒤 23일 만인 지난 4월 22일 첫 화물을 선적했고, 올해 미국의 LNG 수출 대상국은 43개국, 수출량은 연산 1억2000만톤 규모로 늘었다. 지난 6월 3일에는 미국 최초의 부유식 LNG 수출터미널이 최종투자결정(FID)을 통과해 2029~2030년 첫 생산·수출을 목표로 걸었고, 카메론 LNG 4번 트레인과 포트아서 2단계도 2026~2029년 사이 순차 가동에 들어간다. 이들 설비가 정상 가동에 들어가려면 그만큼의 수송 선복이 뒤따라야 하는 만큼, 미국 물량이 카타르에너지 프로그램을 대체할 다음 발주 축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 카타르에너지 자신도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건조된 초기 선대의 교체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 128척 프로그램과는 별도의 노후선 대체 발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건조 능력 측면에서 한국의 우위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국내 4개 조선사의 연간 LNG선 인도 능력은 70~75척 수준인데, 2026~2027년 예상 발주가 이 능력을 웃돌 경우 슬롯 프리미엄이 유지되는 구조다. 중국 쪽에서는 후동중화조선이 QC-Max 단독 수주로 기술력에서 한국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다른 중국 야드들은 여전히 격차가 크고 슬롯 자체도 이미 수년치가 예약돼 있어 글로벌 선주들이 발주를 중국으로 옮길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결국 LNG선이라는 고부가가치 선종에서는 한국이 프리미엄 가격대를 지키고, 컨테이너선·벌크선 같은 범용 선종에서는 중국이 가격 경쟁력으로 점유율 72%를 가져가는 선종별 이중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ources:
- Hudong-Zhonghua kicks off construction on first QC-Max LNG carrier
- Riviera – LNG carrier orderbook slows with final QatarEnergy orders
- LNG carrier orders set to rebound in 2026 – SAFETY4SEA
- LNG supply crunch as carrier orders outstrip shipping capacity – bne IntelliNews
- LNG supply growth outstrips carrier orderbook to 2030 – Argus Media
- U.S. To Build Its First Ever Floating LNG Export Terminal – OilPrice.com
- Golden Pass ships first cargo – EIA
- IM증권 “LNG선 발주 2026~2027년 재가속…중국 ‘후동중화’만 질 경쟁, 한국 패권은 유지” – 해사신문
- 한국 조선사의 LNG운반선 패권은 계속될까? – 쉬핑뉴스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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