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미국 함정 설계 전문기업 레이도스 깁스앤콕스(Leidos Gibbs & Cox)와 ‘글로벌 전략수송함(Global Fast Sealift)’ 공동 설계를 위한 전문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아시아투데이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호텔에서 열린 한미조선협력센터 개소식 자리에서다. 지난 4월 두 회사가 맺은 협력 양해각서(MOU)를 실제 설계 착수 단계로 끌어올린 계약이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7월 한미 양국이 합의한 대미 투자 3500억달러 가운데 ‘1500억달러'(약 220조원, 23일 서울외환시장 매매기준율 1달러=1466.80원 기준)를 조선 협력에 투입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설계 계약은 이 마스가(MASGA) 조선 협력이 선언에서 벗어나 구체적 실적으로 이어진 첫 사례로 꼽힌다.
글로벌 전략수송함은 평시에는 상업 물류 수송에, 유사시에는 군수 물자를 신속히 실어나르는 이중용도(Dual-Use) 선박으로 설계된다. 역할 분담은 명확하다. 한화오션이 선박 건조 기술을, 레이도스 깁스앤콕스가 설계와 엔지니어링을 맡는다. 다만 이번 계약은 건조 발주가 아니라 설계 단계 용역 계약으로, 계약 규모나 척수, 인도 시기는 양사 모두 밝히지 않았다.
레이도스 깁스앤콕스는 위키피디아 등에 공개된 연혁에 따르면 1922년 설립된 미국 최대 독립 함정 설계사다. 2021년 방산 IT기업 레이도스가 ‘3억8000만달러'(약 5574억원)에 인수하면서 지금의 사명이 됐다. 알레이버크급 이지스구축함, 프리덤급 연안전투함(LCS), 콘스텔레이션급 호위함 설계에 참여했고 2차대전 때는 리버티급 수송선을 비롯해 5400척 넘는 선박 설계를 맡았던 이력을 가진 곳이다. 미 해군 함정 설계 계보의 상당수가 이 회사를 거쳤다는 점에서, 한화오션이 미국 현지 조선소(필리조선소)를 보유한 유일한 한국 기업이라는 지위와 맞물려 이번 협력의 무게가 실린다.
이날 개소한 한미조선협력센터는 대한건설경제에 따르면 한국 정부 예산 지원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소 생산성 컨설팅과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양국 기업 간 연구개발·기술교류·직접투자 협력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3사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센터와 함께 ‘팀 코리아’를 꾸렸다. 대한건설경제는 이날 개소식에서만 4개 분야에 걸쳐 15건의 업무협약과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전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개소식에 참석해 한국경제에 따르면 “회의나 MOU 체결, 칵테일파티 개최 건수가 아니라 투자 자본, 현대화한 시설, 훈련시킨 근로자, 구축한 공급망, 궁극적으로 미국 내에서 건조되는 선박 수로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마스가가 이제 선언이 아니라 실행 성과로 판가름 난다는 미국 측 압박으로 읽힌다.
아시아투데이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같은 날 한화필리조선소, 델라웨어카운티 커뮤니티칼리지와도 조선 인력양성을 위한 MOU를 맺어 설계 협력과 인력 공급망을 동시에 다지는 모양새를 갖췄다. 마스가가 합의된 지 1년 만에 나온 이번 설계 계약이 실제 건조 발주로 이어질지, 그리고 척수·금액 같은 구체적 조건이 언제 공개될지가 다음 확인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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