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 Bank, USBDC로 북미·유럽 법인 간 실거래…퍼블릭 체인 파일럿

북미와 유럽 사이 단 한 건의 거래가 미국 은행권의 스테이블코인 실험을 실험실 밖으로 끌어냈다. U.S. Bank는 9일 자체 달러 스테이블코인 ‘USBDC’를 이용해 두 지역의 은행 법인 간 실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퍼블릭 체인에서 발행부터 회수까지 검증

USBDC는 퍼블릭 블록체인 스텔라에서 발행·이체됐다. 은행이 자체 개발한 디지털자산 플랫폼을 기존 회계·리스크·준법감시·운영 시스템에 연결하고 발행, 지급, 상환, 동결, 강제회수 기능을 함께 시험했다.

공개 네트워크를 사용하면서도 은행이 의심 거래를 멈추거나 토큰을 회수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탈중앙성을 앞세운 기존 가상자산보다 규제 준수와 발행자 통제에 무게를 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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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거래는 고객 대상 상품 출시가 아니라 U.S. Bank 내부 법인 간 파일럿이다. 은행은 거래 금액과 결제 시간, 준비금 구성, 외부 고객의 매입·보유·상환 가능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기술과 운영 체계의 작동을 입증했을 뿐 상용화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24시간 기업자금 이동 겨냥

U.S. Bank는 USBDC의 후속 활용처로 국경 간 자금관리와 유동성 운용, 담보 이동을 제시했다. 주말과 영업시간 제약 없이 토큰을 옮길 수 있어 해외 법인을 둔 기업이 지역별 현금을 재배치하는 시간이 짧아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블록체인상의 빠른 이전이 곧바로 전체 송금 비용 절감을 뜻하지는 않는다. 현지 통화 환전과 자금세탁방지 심사, 토큰 상환, 각국 규제 준수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GENIUS Act 시행 준비 속 금융권 확장

미 재무부는 결제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가 체계를 담은 GENIUS Act의 예상 발효일을 2027년 1월 18일로 제시했다. 허가 발행자는 유통액 이상의 적격 준비금을 유지해야 하며, 토큰 보유 자체를 이유로 이자를 지급할 수 없다.

제도 시행 준비가 진행되는 가운데 전통 금융사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피델리티는 지난 2월 공식 발표를 통해 이더리움 기반 달러 스테이블코인 FIDD를 개인과 기관에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골드만삭스·UBS 등 21개 금융기관은 종결 조건을 전제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지원할 회사를 설립해 2027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한다.

JP모건은 JPM Coin을 스테이블코인이 아닌 은행 발행 예금토큰으로 규정한다. 은행 예금을 블록체인에서 디지털로 나타낸 상품으로, 같은 ‘은행 디지털 달러’로 묶이지만 법적 성격과 준비금 구조가 다르다.

상용화 전 넘어야 할 벽

USBDC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외부 고객의 액면 상환권과 준비금 공시, 유통 가능한 지갑·거래소, 유럽 규제와의 정합성을 구체화해야 한다. 발행 은행의 신용과 동결 기능은 기관 고객에게 안전장치지만, 이용자에게는 자산 접근이 발행자의 판단에 좌우되는 위험이기도 하다.

이번 실거래의 의미는 시장 점유율보다 기반시설에 있다. U.S. Bank는 자체 달러 토큰을 퍼블릭 체인과 핵심 은행 시스템 사이에서 실제로 움직였다. 이제 은행권 경쟁의 기준은 코인을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규제를 지키면서 고객 자금을 얼마나 넓고 안정적으로 연결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백승호

백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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