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주택공급 금융지원 ‘주간 점검’…착공 성과는 별도 검증해야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178가구 아파트 공사장에 지난 17일 금융당국과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이 모였다. 2022년 인허가 뒤 본PF 전환에 실패한 사업장이 캠코펀드 투자를 받아 지난 2월 착공한 곳이다. 정부는 이 현장을 부실 PF 정상화와 주택 공급을 함께 이룬 사례로 제시했다.

다만 이 사업의 시계는 8·13 주택 신속공급 대책보다 먼저 돌았다. 캠코펀드 투자는 2024년 5월, 착공은 올해 2월, 분양 완료는 4월이었다. 대책 발표 한 달 만의 공급 성과로 셀 수 없는 물량이다.

금융 과제 21개 중 12개 완료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주택공급 촉진을 위한 금융지원 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당분간 회의를 주 1회 정례화하기로 했다. 금융위 발표에 따르면 8·13 대책의 공급 부문 21개 과제 가운데 12개가 8월 중 조치를 마쳤다.

PF 보증 확대와 수수료 인하, 주거사업장 보증비율 상향, 이주비 대출 LTV 산정방식 개선 등이 완료 목록에 들었다. 금감원과 산업은행에는 PF·건설사 금융애로 해소센터를 열었고, 2027년 착공 또는 준공이 예상되는 수도권 PF 사업장 325곳에는 담당자를 붙였다.

여기까지는 제도 장부다. 보증 한도가 늘고 담당자가 정해졌다는 사실만으로 주택이 착공된 것은 아니다. 법령 정비·예산 조치 등이 남은 과제도 9개다. 주간 점검의 성패는 ‘조치 완료’ 건수보다 자금이 실제 인허가와 착공으로 넘어간 사업장이 몇 곳인지에 달렸다.

서울 착공 반등, 7월과 누계는 다른 장부

서울시가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통계와 세움터 등을 합쳐 공개한 올해 1~7월 주택 착공은 1만9507가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4% 늘었다. 아파트 착공은 1만4995가구로 36.1% 증가했고, 이 가운데 정비사업이 1만2211가구로 81.4%를 차지했다. 서울시 자료를 전한 뉴시스

반대편 장부도 있다. 아파트 인허가는 2만3480가구로 1.6% 줄었다. 1~7월 아파트 준공도 1만7603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48.7% 감소했다. 현재 입주 물량은 줄고 미래 착공은 반등하는 서로 다른 시계다.

국토교통부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7월 한 달 서울 아파트 착공은 5574가구로 1~7월 누계의 37.2%다. 중계본동 3178가구, 흑석11구역 1515가구, 신림2구역 1430가구는 7월 실적이 아니라 1~7월 누계에 포함된 1000가구 이상 주요 정비사업 사례다. 이 가운데 신림2구역은 관악구 사업 현황에 착공일이 5월 6일로 기록돼 있다. 공개된 통계만으로 나머지 두 사업장의 개별 착공일이나 세 사업장 모두가 8·13 대책 전에 착공 절차를 밟았다는 판단까지 확인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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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는 착공보다 먼저 빈집을 만든다

정비사업은 금융지원 뒤 곧바로 새집이 생기는 구조가 아니다. 노량진3구역 조합이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공개한 일정상 이주는 다음 달 29일부터 내년 3월 28일까지다. 이주비 대출 신청은 지난 14일 시작됐다.

계획상 건립 규모는 1250가구지만 이를 이주 가구 수로 쓰면 안 된다. 이주와 철거는 착공보다 먼저 기존 주택을 시장에서 지우는 단계다. 서울시는 2027년 착공을 제시했지만 동작구가 지난 3월 내놓은 일정은 사업시행계획 변경 등을 거쳐 2028년 착공이다.

금융위가 확인할 숫자는 대출 승인 건수만이 아니다. 실제 이주 개시일, 철거율, 사업시행·관리처분 변경 여부, 착공신고일을 따로 기록해야 한다. 이주를 착공으로 묶으면 공급 속도를 높였다는 평가와 전월세 매물이 줄었다는 현상이 동시에 가려진다.

23만호보다 ‘다음 단계까지 걸린 날’ 공개해야

정부가 8·13 대책에서 제시한 수도권 23만호+α는 신규 택지와 공공사업, 민간 공급 촉진분을 합친 추가 공급효과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2030년 이전 착공이 확정적으로 예상되는 물량을 약 12만호로 설명했다. 국토부 브리핑

한 달은 제도 시행 여부를 확인하기에는 충분하지만 입주 성과를 판정하기에는 짧다. 그렇다고 점검을 법령 개정과 보증 확대 목록으로 끝낼 수도 없다.

사업장별로 종전 목표일과 현재 목표일, 인허가·이주·철거·착공의 실제 완료일, 지연 사유를 현황판에 함께 올려야 한다. 기존에 진행되던 물량과 8·13 대책으로 일정이 앞당겨진 물량도 갈라야 한다. 주간 점검이 의미를 가지려면 공급 호수가 아니라 다음 단계까지 줄인 날짜가 장부에 찍혀야 한다.

문지호

문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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