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자료 분석, ‘119만호’ 중 신축 식별분 83만8000호…서울 전세엔 시차

지난 20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 창문에 ‘귀한 전세’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3662만원으로 종전 최고치를 넘어섰고, 9월 셋째 주에도 0.19% 올랐다. 임차인이 체감하는 공급은 발표된 ‘호’가 아니라 지금 계약할 수 있는 집이다. 서울신문, 아시아경제

119만호 가운데 신축 식별분은 83만8000호

국토교통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주거안정플랜’의 정확한 공급량은 118만8000호다. 건설임대 35만호, 매입임대 31만3000호, 전세임대 23만호, 공공지원민간임대 5만2000호, 공공분양 24만3000호를 더한 뒤 반올림해 ‘119만호’라고 표현했다. 이는 국토부 첨부자료 7쪽(PDF 10쪽)의 ‘연간 공공주택 공급(착공 등) 계획’ 표에 명시돼 있다.

이 가운데 신축 방식으로 식별되는 물량은 건설임대 35만호와 신축매입임대 19만3000호, 공공지원민간임대 5만2000호, 공공분양 24만3000호를 합친 83만8000호다. 전체의 70.5%다. 건설임대·공공지원민간임대·공공분양은 착공 기준이고, 신축매입임대는 매입약정 기준이다. 동아일보

반대로 기존 주택을 활용한다고 명시된 물량은 기축매입임대 7만3000호와 전세임대 23만호를 합친 30만3000호다. 나머지 4만7000호는 전세사기 지원주택과 재개발·재건축·미분양 등을 섞은 매입임대 물량이어서 발표자료만으로 신축과 기축을 나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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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만8000호도 엄밀한 주택 순증은 아니다. 건설임대에는 기존 영구임대단지를 철거한 뒤 다시 짓는 물량 2만2000호가 들어 있다. 건설임대·공공지원민간임대·공공분양은 착공, 신축매입임대는 매입약정, 기축매입임대는 기존 주택 매입, 전세임대는 임대차계약 체결을 공급 실적으로 잡는다. 서로 다른 단계를 한 장부에 올린 만큼 실제 순증 물량은 83만8000호보다 적지만, 국토부는 2030년까지의 순증 총계를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내년까지 주택 14만3986호·기숙사 5488명

단기 장부를 보면 차이는 더 선명하다. 국토부 첨부자료 9쪽(PDF 12쪽)의 ‘2026년 4분기부터 2027년까지 입주예정 물량’ 표는 주택 14만3986호와 행복기숙사 5488명을 합쳐 14만9474호·명으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국토부가 ‘신축을 통한 순공급’으로 분류한 물량은 6만6000호다. 주택 물량만 놓고 보면 약 45.8%다.

나머지는 전세임대 6만2331호와 기축을 포함한 매입임대, 공공지원민간임대, 행복기숙사 등이 섞여 있다. 수도권 배정 물량은 약 10만호지만 이 중 몇 호가 서울의 신규 주택인지, 서울 아파트 전세 수요와 맞는 면적·입지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매입·전세임대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건설을 기다리지 않고 입주자를 지원할 수 있고, LH가 기존 주택을 확보해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제공하면 선정 가구의 주거비는 즉시 줄어든다. LH 임대가이드

다만 이는 주거복지 효과와 시장 공급 효과를 구분해 봐야 한다. 전세임대는 입주자가 고른 기존 집을 LH가 계약해 다시 빌려주는 제도다. 세입자의 지불 능력은 보완하지만 서울 전체의 전세 매물 수는 늘리지 않는다. 기축매입은 기존 주택을 공공이 사들이는 방식이지만, 국토부 자료에는 해당 주택의 종전 점유 형태가 제시되지 않았다. 민간 임대주택을 공공 재고로 옮기는 효과가 중심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서울 전셋값을 누를 집은 따로 있다

현재 서울 전세시장을 밀어 올리는 것은 아파트 입주 감소와 정비사업 이주, 전세 매물 축소가 겹친 결과다. 9월 둘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7.79% 올랐고, 지난달 평균 가격은 6억3662만원으로 2022년 1월의 종전 최고치를 넘어섰다.

이 시장에 필요한 것은 서울 생활권에서 정해진 시점에 입주할 수 있는 신규 주택이다. 수도권 외곽 공공분양의 착공, 기존 빌라를 활용한 전세임대, 서울 아파트 준공은 같은 ‘1호’라도 전셋값에 미치는 경로와 시점이 다르다.

따라서 ‘119만호’는 새집 119만채가 아니라 5년 동안 공공이 건설·매입·임차·분양 방식으로 지원하겠다는 누적 사업량으로 읽어야 한다. 서울 전세시장 안정 효과를 판단하려면 정부가 전체 목표와 별도로 지역별 입주 완료 물량, 순수 주택 순증, 아파트 비중을 공개해야 한다. 지금 확인되는 답은 신축 식별분 83만8000호, 내년까지 실제 입주할 신축 순공급 6만6000호다. 전세임대와 기축매입임대 등은 신축 순공급과 효과가 나타나는 경로가 다른 숫자다.

문지호

문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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