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과 강변역 사이, 불법주차가 이어지던 6m 도로 옆에 최고 15층 아파트 4개 동이 들어섰다. 지난 7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다. 노후 저층주택 99가구가 215가구로 바뀌면서 서울 모아주택 정책이 처음 준공·입주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재개발 문턱 아래 9877㎡의 변신
한양연립이 있던 광진구 구의3동 592-39 일대는 노후도 94%, 반지하주택 비율 70%였던 곳이다. 사업 면적은 9877.8㎡로 대규모 재개발을 추진하기 어려웠다. 서울시는 블록 단위 토지 소유자가 공동주택을 짓는 가로주택정비사업에 ‘모아주택’ 기준을 얹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당초 계획은 최고 10층, 6개 동, 211가구였다. 2022년 5월 모아주택 심의기준이 도입되면서 최고 층수가 15층으로, 용적률은 234%에서 248%로 올라갔다. 건물은 4개 동으로 줄고 가구 수는 215가구로 늘었다. 기존 주택과 비교하면 116가구 순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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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심의부터 입주까지 3년
한양연립은 2023년 6월 통합심의를 통과한 뒤 2024년 2월 26일 착공했다. 심의에서 첫 삽까지 8개월, 공사에는 2년 6개월이 걸렸다. 광진구는 지난 8월 25일 준공을 인가했고 9월 7일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다만 ‘3년’은 통합심의 이후의 시계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이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시점은 2019년 10월 2일이어서 사업 전체로 보면 약 7년이 걸렸다. 서울시가 공개한 사업 경과를 보면 가로구역 내 도로 체계와 주변 환경을 고려해 사업구역을 두 차례 확장하는 과정도 거쳤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관련 법에 따라 추진위원회 구성 절차가 없고 관리처분계획은 사업시행계획인가에 포함된다. 서울시가 두 절차를 임의로 생략한 것이 아니다. 사업 전체의 실제 출발점과 이런 제도상 절차 간소화를 구분해야 한다.
속도의 배경에는 신탁 방식과 금융 지원도 있었다. 한국토지신탁이 시행을 맡아 사업을 관리했고,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이주비와 공사비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이차보전지원 제도가 적용됐다. 한양연립은 규제 완화만으로 완성된 사례가 아니라 행정·신탁·금융 조건이 함께 맞은 사업이다.
착공 실적은 목표의 5.5%
한양연립의 준공이 ‘모아주택이 실제 주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한 곳의 성공이 2031년 4만호 착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서울시의 9월 28일 집계를 보면 모아주택 168곳이 조합설립을 마쳤지만 실제 착공한 곳은 14곳, 2200호다. 4만호 목표의 5.5%다.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은 27곳 3800호가 모두 공사에 들어가도 누적 6000호로 목표의 15%에 그친다.
시는 2028년까지 1만4000호, 2031년까지 4만호 착공을 제시했다. 현재 실적에서 2028년 중간 목표까지 1만1800호를 더 착공해야 한다. 인가 완료 물량을 제외하면 약 8000호 상당의 추가 물량을 인가 전 사업장에서 확보해 인가·이주·철거 등을 진행해야 한다.
‘4만호’는 입주도 순증도 아니다
목표의 단위도 정확히 읽어야 한다. 4만호는 2031년까지 공사를 시작할 전체 계획 가구 수다. 완공·입주 물량이나 기존 주택을 뺀 순증 주택 수가 아니다. 한양연립 역시 착공 물량은 215가구지만 서울 주택 재고의 순증은 116가구다.
서울시는 월별 공정회의와 전문가 지원단을 운영하고, 관리계획과 조합설립을 병행하는 ‘모아통합기획’으로 후보지 선정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6년에서 4년 6개월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공사비 검증과 초기 사업비 융자도 추진한다. 이는 역으로 주민 이견과 공사비, 이주비 조달이 후속 사업의 병목이라는 뜻이다.
한양연립은 소규모 정비가 완주할 수 있음을 보여준 첫 증거다. 하지만 4만호의 현실성은 첫 입주 단지의 속도가 아니라, 후속 사업장에서 같은 금융·행정 조건을 반복해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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