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중복 등 반영해 준공 확정치 4만2000호 감소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 내놓은 통계표에는 지난해 주택 준공 실적을 가리키는 두 숫자가 함께 놓였다. 월별 잠정치를 합산한 34만2000호와 중복 등을 걷어낸 확정치 30만호다. 불과 여덟 달 만에 주택 준공 실적이 4만2000호 줄었다.

국토부는 임시사용승인 등 일부 물량이 중복 계상됐고 지연 입력과 세대 수 변경, 승인 취소 등이 함께 반영됐다고 밝혔다. 수도권 준공은 16만6000호에서 14만4000호로 13.4%, 비수도권은 17만7000호에서 15만7000호로 11.2%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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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의 2025년 주택건설실적 확정치를 적용하면 지난해 준공 시장의 모습부터 달라진다. 잠정치로 계산한 전년 대비 감소율은 17.8%였지만 확정치 기준으로는 약 28%다. 단순한 꼬리표 수정이 아니라 공급 감소의 강도를 다시 판단해야 할 차이다.

인허가 확정치는 잠정치보다 8500호 늘어난 38만8000호였고, 착공은 약 500호 줄어든 27만2000호로 집계됐다. 준공에서만 4만2000호, 잠정치의 12.3%가 빠졌다. 인허가와 착공은 미래 공급의 선행지표지만 준공은 실제 입주 가능한 주택이 시장에 도착했는지를 보여주는 후행지표다. 세입자와 매수자가 체감하는 공급에 가장 가까운 숫자에서 오차가 컸다는 뜻이다.

주택건설실적은 지방자치단체가 건축행정시스템 ‘세움터’에 입력한 정보를 주택공급통계정보시스템에서 가공해 만든다. 지자체의 지연 입력과 세대 수 변경, 승인 취소가 뒤늦게 반영되는 구조여서 최초 공표치가 바뀔 가능성은 원래 존재한다.

그러나 이번 차이는 행정정보가 사후 보완된 수준을 넘어섰다. 국토부 설명대로라면 지난해 1~9월 잠정치에는 임시사용승인 등 일부 물량이 중복 계상돼 있었다. 같은 사업의 최초 사용승인일을 기준으로 묶는 장치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았던 셈이다.

국토부는 2025년 10월 통계부터 최초 사용승인일을 기준으로 준공 실적을 집계하도록 바꿨다. 올해 월별 통계에서는 중복 문제가 해소돼 내년 9월 발표할 확정치와의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줄어들 전망’은 검증 결과가 아니다. 올해 잠정치가 실제로 얼마나 안정됐는지는 첫 확정치가 나와야 확인된다.

공급 통계가 크게 바뀐 것은 처음이 아니다. 국토부는 2024년 4월 2023년 인허가·착공·준공 실적 19만2000여호가 누락됐다며 수치를 고쳤다. 당시 준공 실적은 31만6000호에서 43만6000호로 12만호 늘었다.

지난해 9월에는 2014~2024년 통계를 다시 정비했다. 11년 누계 착공은 종전보다 12만5000호 늘고 준공은 4만9000호 줄었다. 누락으로 올렸다가 중복으로 내리는 정정이 이어진 만큼 문제를 개별 담당자의 입력 실수만으로 돌리기 어렵다. 사업을 식별하는 기준과 변경 이력을 추적하는 통계 생산 구조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

국토부가 도입한 ‘잠정치-확정치’ 체계는 필요한 조치다. 매월 시장 상황을 빨리 알려야 하는 필요와 행정정보가 안정된 뒤 정확한 수치를 내야 하는 요구를 함께 충족할 수 있어서다. 다만 잠정치에는 예상 변동 범위와 주요 오류 가능성을 표시하고, 확정 때는 지역·주택 유형별 증감과 정정 사유까지 공개해야 이용자가 숫자의 한계를 판단할 수 있다.

정부는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수도권에 23만호 이상을 추가 공급하고 범정부 점검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인허가 단축과 조기 착공을 압박할수록 월별 실적은 정책 성과를 판단하는 핵심 계기판이 된다.

이때 ‘공급’이라는 한 단어로 후보지와 인허가, 착공, 준공을 합쳐서는 안 된다. 후보지 선정은 집이 아니고 착공은 입주가 아니다. 각 단계의 실적을 분리하고 잠정치인지 확정치인지 명확히 표시해야 공급 확대가 발표 물량에 머무는지 실제 주택으로 이어지는지 알 수 있다.

속도를 높이는 정책일수록 정확한 계기판이 필요하다. 지난해 준공 실적에서 빠진 4만2000호는 이미 지어진 집이 없어졌다는 뜻이 아니다. 중복 계상과 지연 입력, 세대 수 변경, 승인 취소 등을 확정 통계에 반영하면서 잠정치가 하향 조정됐다는 뜻이다. 공급 속도전의 신뢰는 몇 호를 약속하느냐보다 한 호를 정확히 세는 데서 시작한다.

문지호

문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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