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옥인동 47번지 일대는 전체 418필지 가운데 90㎡ 미만 땅이 297필지에 이른다. 경사지와 차량 진입이 어려운 골목, 잘게 쪼개진 대지가 겹치면서 집 한 채를 새로 짓기도 쉽지 않았던 곳이다. 서울시가 이곳을 포함한 노후 저층주거지 3곳에 한시적인 건축특례를 열었다.
옥인동·명륜3가·망우동 추가 지정
서울시는 지난 1일 종로구 옥인동 47번지 일대와 명륜3가 1-1061번지 일대, 중랑구 망우동 422-1번지 일대를 ‘휴먼타운 2.0’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고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으로 특별건축구역은 기존 종로구 신영동과 구로구 구로동을 포함해 총 5곳으로 늘었다. 다만 서울시가 휴먼타운 2.0 사업계획을 수립 중인 대상지는 7개 자치구 13곳이다. 나머지 8곳은 특별건축구역 지정이 끝난 것이 아니라 올해 안에 건축위원회 심의를 추진하는 단계다.
모아주택은 여러 필지를 모아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이고, 모아타운은 여러 모아주택 사업을 묶어 계획적으로 관리하는 지역 단위 계획이다. 휴먼타운 2.0은 이와 달리 기존 골목과 토지 소유 구조를 유지하면서 건축주가 개별 필지를 개발하거나, 이웃 토지 소유자와 건축협정을 맺어 함께 정비하는 방식이다. 서울시 보도자료
150%는 180%로…자동 상향은 아니다
핵심 특례는 용적률이다. 지역별 디자인 가이드라인 등 적용 요건을 충족하면 조례상 용적률의 최대 1.2배까지 완화받을 수 있다. 제1종일반주거지역은 150%에서 180%로, 옥인동·명륜3가의 제2종일반주거지역 중 7층 이하 지역은 200%에서 240%까지 높아진다.
대지 200㎡에 용적률 150%가 적용되던 경우 용적률 산정 연면적 상한은 300㎡에서 360㎡로 늘어난다. 그러나 ‘1.2배’가 모든 필지에 일괄 부여되는 권리는 아니다. 건축주는 특례 사유와 예상 효과를 담은 특례적용계획서를 건축허가 신청 때 제출해야 하고, 실제 완화 범위는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에서 정해진다. 주차장과 높이, 채광 등 다른 기준에 따라 실제 건축 규모가 줄어들 수도 있다.
지역별 특례도 다르다.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옥인동 자연경관지구 내 해당 지역은 높이를 16m에서 최대 20m로, 명륜3가는 10m에서 최대 14m로 완화할 수 있다. 경사지에서 지하주차장이나 비주거시설이 지상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건폐율을 60%에서 최대 80%까지 적용할 수 있다.
특별건축구역은 3년, 허가·신고 뒤 착공은 12개월
이번 지정은 영구적인 규제 완화가 아니다. 특별건축구역은 지정일부터 3년간 한시 운영되며, 서울시는 사업 성과를 평가해 지속 여부를 정한다. 주민이 정비 여부를 장기간 검토할 수 있는 상시 제도로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특례를 적용받아 건축허가를 받거나 건축신고를 마친 건축물은 12개월 안에 착공해야 특례가 유지된다. 건축허가는 12개월이 지나도 곧바로 소멸하지 않지만 휴먼타운 2.0 특례는 적용받을 수 없다. 건축법 제11조 제7항은 일반 건축허가의 경우 허가일부터 2년 안에 착공하지 않으면 허가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착수기간을 1년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한다.
건축신고는 다르다. 신고일부터 1년 안에 공사에 착수하지 않으면 신고 효력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허가권자가 인정하면 착수기한을 1년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기한을 연장하더라도 휴먼타운 2.0 특례는 허가·신고 후 12개월 안에 착공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건축법 제14조 제5항
건축주는 용적률 수치만 보고 사업성을 계산하기보다 3년의 구역 운영기간과 허가·신고 후 12개월 착공 조건을 함께 따져야 한다.
전면 철거 대신 개별 정비…속도는 필지마다 달라
서울시는 대지 안의 공지를 기존 이격거리의 절반 범위까지 줄이고, 옥상 조경을 전체 조경면적으로 인정하는 한도도 2분의 1에서 3분의 2로 확대했다. 휴머네이터로 불리는 전문가 자문단을 통해 기획설계와 상담도 지원한다.
특례는 좁은 필지의 설계 선택지를 넓히지만 구역 전체가 동시에 철거·착공되는 재개발과는 다르다. 토지 소유자의 참여 여부와 필지 조건, 건축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정비 속도와 규모가 달라진다. 특별건축구역을 기존 2곳에서 5곳으로 늘린 것은 사업 완료나 주택 공급 물량 확정이 아니라, 개별 건축주가 정비에 나설 수 있는 규제 통로를 넓힌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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