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타이즈, 美 주식 12종 ‘권리형 토큰’ 출시…실물 주식과 1대1 연계

미국 토큰화 자산업체 시큐리타이즈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 등 미국 주식 12종을 블록체인에서 거래하는 ‘시큐리타이즈 스톡스’를 출시했다. 토큰 가격만 주가에 연동하는 합성상품과 달리 실제 주식을 1대1로 보유하고 배당 등 경제적 이익과 의결권 등 주주권리를 연결한 구조다. 시큐리타이즈는 지난 8일 출시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주주명부 대신 ‘증권 권리’ 토큰화

출시 종목은 AAPL·MSFT·NVDA·GOOG·TSLA·META·AMZN·NFLX·CRCL·SPCX·MSTR·PLTR이다. 토큰은 솔라나에서 발행되고 거래대금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로 결제된다. 거래 대상은 미국·유럽연합을 비롯한 허용 지역에서 이용 자격을 충족한 투자자로 제한되며 고객확인과 자금세탁방지 심사를 거쳐야 한다.

각 토큰은 미국 통일상법전 제8편의 ‘증권 권리’를 나타낸다. 기초 주식은 분리 계좌에 보관되고 대여되지 않으며, 배당 등 경제적 이익과 해당 종목의 의결권 등 주주권리가 토큰 보유자에게 연결된다.

다만 토큰 보유자가 발행기업 주주명부에 직접 등재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기업이 발행인 주도 토큰화를 채택하고 전환 절차를 열어야 직접 등록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기초 주식 발행사들도 이번 상품을 후원하거나 승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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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예외조치와 현재 거래는 별개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달 토큰화 국가시장시스템 주식을 허가형 자동화시장조성자와 유동성 풀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혁신 예외조치’를 내놨다. 토큰증권거래소를 거래소 정의에서, 일부 유동성 공급자를 딜러 정의에서 조건부로 제외하는 조치로 해당 명령이 공표된 뒤 5년이 지나면 만료된다. SEC는 거래 종목·규모 제한과 기초 주식 거래정지 연동, 동일한 권리 보장 등을 조건으로 달았다.

이번 상품의 현재 거래는 이 예외조치에 기대지 않는다. 시큐리타이즈의 등록 브로커딜러 플랫폼과 기존 솔라나 PropAMM을 이용하며, 점프 트레이딩은 시장조성자로 참여해 유동성과 가격 발견을 지원한다. 거래시간도 우선 연장시간대로 제한되며 24시간 거래는 계획 단계다.

SEC 혁신 예외조치가 상정한 토큰증권거래소인 OKXICE와 별도 ATS로 개발 중인 뉴욕증권거래소의 디지털 거래 플랫폼은 모두 아직 출범하지 않았다. 규제 문이 열렸다는 사실과 시장 인프라가 완성됐다는 판단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다.

LG CNS 협업, 한국형 인프라 실험대로

시큐리타이즈는 출시 이틀 전인 지난 6일 LG CNS와 한국 디지털자산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토큰화 펀드·주식·스테이블코인과 24시간 유통·체결·결제 인프라를 공동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협약은 시장개발과 기술협력을 위한 단계로, 미국 주식 토큰의 국내 판매나 특정 상품 출시를 확정한 계약은 아니다. 양사도 모든 사업이 국내 법률과 규제 승인에 달렸다고 명시했다.

한국은 개정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는 2027년 2월 4일부터 토큰증권 발행·유통의 법적 기반을 마련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일 입법예고한 하위법규 개정안은 주식·채권·펀드와 비금전신탁 수익증권·투자계약증권을 토큰화할 수 있는 증권 유형으로 제시했다. 개정안의 의견수렴 기간은 10월 2일부터 11월 11일까지다.

시큐리타이즈 모델은 기초자산 보관, 투자자 권리 연결, 규제 중개업자, 온체인 결제를 한 구조로 묶었다는 점에서 한국 STO의 선행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식 증권 권리와 USDC 결제를 그대로 들여올 수는 없다. 국내 제도의 성패도 토큰 발행 자체보다 주주권 행사와 기업행위 처리, 유동성 공급, 장애 발생 시 권리 복구를 기존 자본시장 수준으로 구현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백승호

백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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