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73억9000만원인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전용 152㎡는 두 차례 유찰 끝에 58억7379만원에 낙찰됐다. 같은 달 강북구와 노원구 아파트는 평균적으로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새 주인을 찾았다. 9월 서울 주택시장이 고가와 중저가로 갈라진 장면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서 강남구는 0.42%, 서초구는 0.37% 내렸다. 두 지역 모두 7주 연속 하락했고 송파구도 0.14% 떨어지며 강남 3구가 3주째 동반 약세를 보였다.
반대편에서는 노원구가 0.37%, 성북구가 0.39% 상승했다. 서울 전체는 0.13% 올랐지만 상승 폭은 4주 연속 줄었다.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의 하락을 강북권 상승이 받치는 구조다.
월간 조사에서도 방향은 같았다. KB부동산의 9월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는 평균 1.13% 올랐으나 서초구는 0.30% 내렸다. 노원구는 2.32%, 강북구는 1.90% 상승했다. 고가 대단지 50곳을 추린 KB선도아파트50지수도 0.22% 떨어져 넉 달 만에 하락 전환했다.
경매시장에서도 같은 균열이 나타났다. 지지옥션의 9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4.7%로 전월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2025년 2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다.
평균을 끌어내린 것은 초고가 대형 물건이었다. 트리마제와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 전용 146㎡는 모두 두 차례 유찰된 뒤 감정가의 70%대에 낙찰됐다.
외곽은 달랐다. 지지옥션 자료를 인용한 보도를 보면 강북구 낙찰가율은 109.6%, 노원구는 107.4%였다. 구로구 106.3%, 도봉구도 103.1%로 감정가를 웃돌았다.
감정가 초과 낙찰을 곧바로 고평가로 볼 수는 없다. 감정평가와 매각 사이에 시차가 있어 주변 실거래가가 오르면 감정가가 현재 시장을 뒤늦게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초고가 물건 몇 건의 70%대 낙찰만으로 서울 초고가 아파트 경매시장 전체가 급락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수요의 가격대 이동은 국토교통부 신고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서울시가 분석한 실거래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5월 72.4%에서 8월 79.9%로 확대됐다.
8월 노원구에서는 415건이 신고돼 서울 자치구 가운데 거래가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99.8%가 15억원 이하였다. 도봉·강북·금천구는 신고된 거래 전부가 이 가격대에 들어왔다.
다만 8월 수치는 9월 15일 검색 기준 잠정치다. 신고기한이 남아 거래 건수는 달라질 수 있지만, 당시 신고분의 가격 구성이 15억원 이하로 기울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15억원은 단순한 가격 구분선이 아니다. 금융위원회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라 수도권·규제지역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의 명목상 최대한도는 시가 15억원 이하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이다.
15억원을 넘으면 한도가 2억원 줄어드는 셈이다. 다만 실제 대출 한도는 LTV·DTI·DSR과 금액 한도 가운데 가장 낮은 기준으로 결정된다. 정책대출은 자체 한도를 따르고 중도금대출은 해당 금액 한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며, 이주비대출은 주택가격과 무관하게 최대 6억원까지다. 따라서 15억원 이하 주택을 산 사람이 모두 6억원을 빌렸다고 볼 수는 없다.
고가 주택에는 세제 불확실성도 더해졌다. 정부 세제개편안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과 고가·비거주 주택의 부담 조정을 담고 있다. 아직 국회 심사가 남은 정부안이지만 지지옥션은 세 부담 증가 우려가 초고가 아파트 매수세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분석했다.
현재 자료가 보여주는 결론은 제한적이다. 강남·서초 시세와 고가 경매가 약해진 사이 강북·노원의 시세와 낙찰가율이 강해졌고, 실거래 구성도 15억원 이하로 이동했다. 세 부담과 대출 한도 차이가 이 흐름과 맞물렸다는 해석은 가능하지만, 두 제도만으로 수요 이동의 원인을 확정할 단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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