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인근 5개 자산과 싱가포르 난양공대(NTU) 캠퍼스의 6000㎡ 부지에서 학생주택 사업이 나란히 출발했다. 글로벌 운용사 인베스코는 자본과 국내 전문 운영사를 묶었고, 싱가포르 상장사 위허홀딩스(Wee Hur Holdings)는 설계부터 장기 운영까지 맡는다. 개인 임대와 교내 기숙사 사이에 목적형 학생주택(PBSA)이 파고드는 흐름이다.
PRC 매거진이 15일 공개한 인베스코 발표문에 따르면 첫 포트폴리오는 고려대 인근 5개 자산, 400개 넘는 침상이다. 연면적은 약 7432㎡다. 이미 지어진 방 400개를 한꺼번에 산 거래가 아니라 준공 뒤 매입하는 선매입 약정 3건과 개발부지 2곳을 묶은 구성이다.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피씨피스탠다드가 운영을 맡고 국내 학생을 주 수요층으로 삼는다. 이 업체는 양사가 향후 3년 동안 주요 대학가에 약 3000실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뉴스를 통해 별도로 밝혔다. 초기 400침상과 3000실은 각각 첫 포트폴리오와 장기 공급 목표다. 서로 더해 현재 공급량처럼 읽으면 안 된다.
수요의 틈은 크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의 2025년 대학 재정분석에서 서울 69개 캠퍼스의 기숙사 수용 가능 인원은 6만446명, 재학생은 42만3603명으로 수용률은 14.3%였다. 지원자는 8만8229명으로 입사 경쟁률은 1.5대 1이었다.
위허홀딩스가 16일 공개한 보도자료는 규모와 구조가 다르다. NTU가 경쟁 절차를 거쳐 약 1398침상 시설의 낙찰통지서(LOA)를 내줬다. 위허는 약 6000㎡ 부지에서 설계·건설·금융·운영·유지관리를 한 묶음으로 맡고, 대학원생을 중심으로 일부 학부생도 받는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북쪽 학술단지 전경. 사진=Kimchi.sg·Wikimedia Commons, CC BY-SA 3.0, 수정 없음.
사업법인은 첫 20년간 토지를 임차하고 5년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착공 목표는 2027년 3분기, 개장은 2029~2030학년도 시작 전이다. NTU 안내에 따르면 대학원 기숙사 신청 수요는 과거 매년 공급을 300% 넘게 웃돌았다.
다만 지금 단계는 운영 중인 1398침상이 아니다. 낙찰통지서 뒤 본계약과 NTU·관계 당국의 승인이 남았다. 위허가 제시한 ‘싱가포르 자율대학 캠퍼스 내 최대 민간 개발·운영 학생주택’도 완공을 전제로 한 회사 전망이다.
서울과 싱가포르의 공통점은 소유보다 운영에 무게를 둔다는 점이다. 서울은 기관자본이 여러 자산을 확보하고 국내 사업자가 임대·관리를 표준화한다. 싱가포르는 대학이 부지를 내고 민간사업자가 건설·금융·운영 위험을 장기간 함께 진다. 임대료와 공실률, 유지비, 재계약률이 건물의 성과를 가르는 구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임대차 공급의 약 80%는 민간이 맡고 있으며, 민간임대는 비등록·개인 다주택자 중심의 비산업화 구조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해외 기관은 2023년 말부터 건물 전체를 매입하거나 신축한 뒤 국내 전문 운영사에 맡기는 방식으로 비아파트 임대시장에 들어왔다. 인베스코 사례는 코리빙에서 먼저 나타난 ‘기관자본+전문 운영’의 결합이 학생 전용 상품으로 좁혀진 사례다.
법적 그릇도 생겼다. 2023년 신설된 건축법 시행령상 임대형기숙사는 공공주택사업자 또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상 임대사업자가 임대 목적으로 20실 이상을 제공하고, 공동취사시설 이용 세대가 절반 이상이어야 한다. 개별 실의 구분소유도 허용하지 않는다. 개인 임대인 중심의 원룸과 달리 건물 전체의 관리 품질과 현금흐름이 핵심이 되는 제도다.
기관 운영은 계약과 보안, 유지관리 수준을 일정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전문 인력과 공용시설 비용도 임대료에 얹힌다. 인베스코가 부담 가능한 가격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초기 5개 자산의 보증금과 월세는 공개하지 않았다. 위허 시설의 기숙사비도 공개되지 않았다.
같은 보고서는 2025년 10월 이후 취득·보유비용이 커져 일부 해외 기관이 신규 투자를 보류했다고 지적했다. 400여 침상과 2029년 이후 공급될 1398침상만으로 개인 원룸이 곧 사라진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기관화가 주거비 해법인지는 실제 월 부담액과 입주율, 재계약률이 나온 뒤 가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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