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29일 공개한 수도권 신규택지 지도에는 6개 구역 7만6700호가 채워졌다. 다음 날 나온 9월 주택통계의 서울 분양 칸에는 ‘14호’만 찍혔다.
앞 숫자는 2030년 착공을 겨냥한 후보지이고, 뒤 숫자는 입주자모집 승인을 받은 공동주택 물량이다. 둘 다 ‘공급’으로 불리지만 실제 집이 되어 시장에 닿는 시계는 다르다.
국토부의 29일 발표에 따르면 김포아라 3만7000호, 구리건원 1만4600호, 하남미사 K-컬처 1만2000호, 하남감일2 6500호가 계획됐다. 고양대곡 지식융합 확장은 4000호, 의정부다락원은 2600호다.
지난 8월 발표한 2만7200호를 더하면 신규택지 후보지는 총 10만3900호다. 이번 6곳은 모두 경기도에 있고 서울 경계에서 약 5㎞ 안에 자리한다. 서울 접근성은 강점이지만 서울 안에 추가된 후보지는 없다.
국토부는 6곳에 공공택지 최단기 착공 모델을 적용해 2030년까지 주택 착공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8·13 신속공급 방안은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약 68개월 걸리던 기간을 37개월 안팎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절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일부 절차는 병행될 수 있지만 후보지 발표 뒤 공공주택지구 지정, 지구계획 승인, 보상과 부지 조성, 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 착공, 입주자모집 승인·통보, 준공·입주 등의 절차가 남는다.
국토부도 브리핑 질의응답에서 2030년까지 실제 착공할 호수는 지구 지정 과정에서 구체화된다고 밝혔다. 7만6700호 전량의 착공이나 입주가 확정됐다는 뜻이 아니며, 분양·입주 일정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국토부 9월 주택통계에서 서울 분양승인은 14호로 집계됐다. 8월 1473호보다 99.0%, 지난해 9월 254호보다 94.5% 줄었다.
분양승인은 주택법상 입주자모집 승인 대상 공동주택을 호수로 집계한 통계다. 일반분양·임대·조합원분 등이 포함되므로 14건이나 14개 단지, 실제 거래·착공·입주 14호를 뜻하지 않는다.
한 달 숫자만으로 연간 공급 붕괴를 단정하기도 어렵다. 서울의 1∼9월 누적 분양승인은 1만5976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7% 늘었다. 9월 수치는 월별 승인 시점의 쏠림을 보여주지만 올해 전체 흐름과는 구분해야 한다.
같은 기간 서울 주택 인허가는 4만4371호로 33.3%, 착공은 2만1855호로 36.5% 증가했다. 반면 준공은 2만6881호로 17.6% 감소했다. 앞단의 사업 물량은 늘었지만 시장이 체감하는 완성 주택까지 아직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다만 인허가·착공·준공은 전체 주택, 분양승인은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한다. 서로 다른 시기에 시작한 사업이 섞여 있어 숫자를 전환율처럼 나눠 해석할 수 없다.
신규택지 7만6700호는 중장기 공급 저수지를 채운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모두 경기 후보지이고 2030년은 입주가 아닌 착공 목표다. 서울의 당장 분양·준공 공백을 메울 물량은 아니다.
앞으로 볼 숫자는 후보지 면적보다 지구 지정과 보상, 교통망 구축, 실제 착공 호수다. 7만6700호와 14호의 간극은 공급의 모순이 아니라 발표된 계획이 입주 가능한 집으로 바뀌기까지 남은 시간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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