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은행이 지분 50%+1주를 갖도록 못 박는 이른바 ‘51% 룰’이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의 핵심 쟁점으로 다시 부상했다. 아시아경제·인베스트조선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여당과 정부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 컨소시엄으로 구성하고 은행이 과반 지분을 쥐도록 하는 안에 뜻을 모았고, 더퍼블릭에 따르면 올해 3월 당정은 이를 담은 절충안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이 과반을 쥐어야 하는 이유
51% 룰의 근거는 한국은행이 일관되게 제기해 온 통화주권·시스템 안정론이다. 코인데스크(2026년 4월)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이 법정통화와 1대1로 연동되는 실질적 지급수단인 만큼, 이미 엄격한 건전성 규제와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지는 은행만이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반면 금융위는 EU의 가상자산시장법(MiCA) 사례—역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다수가 은행이 아닌 전자화폐기관이라는 점—를 들어 경직된 은행 중심 구조가 혁신을 억누를 수 있다고 맞서왔다.
반년 넘게 좁히지 못한 한은-금융위 간극
이 대립으로 법안은 지난해 말부터 반년 넘게 표류했다. 정부 목표는 올해 하반기 국회 통과지만,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은행 중심 51% 룰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당정 협의가 다시 격돌하는 양상이다. 한편 현행 은행법 37조는 은행이 비금융회사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15%를 초과해 보유하지 못하도록 금산분리 원칙을 두고 있어, 51% 룰 자체가 이 원칙과 정합적으로 설계될 수 있을지도 남은 쟁점이다.
카카오·토스는 웃고, ‘은행 없는’ 핀테크는 운다
이 조항이 빅테크·핀테크 전체에 일률적으로 불리한 것은 아니다. 디지털데일리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2025년) 8월 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3사 합동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를 이미 출범시켰다—카카오뱅크라는 은행 라이선스를 그룹 내부에 보유하고 있어 51% 룰 아래서도 컨소시엄 지배력을 확보할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토스(비바리퍼블리카)도 토스뱅크를 계열에 두고 있어 사정이 비슷하다. 전자신문(2025년 12월) 보도대로 은행권과 이들 ‘은행 보유’ 빅테크는 이미 컨소시엄 선점 경쟁에 들어간 상태다.
진짜 타격은 은행 자회사가 없는 순수 핀테크·거래소 진영에 집중된다. 네이버페이·다날 등 결제 인프라는 갖췄지만 은행 라이선스가 없는 사업자는 51% 룰이 확정될 경우 발행 주체가 아니라 은행 컨소시엄에 기술을 대는 하도급 위치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만 51% 룰이 최종 조문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반대, 금산분리 원칙과의 충돌 소지, 금융위의 완화 요구가 남아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지분율이나 컨소시엄 구조가 달라질 여지는 여전하다. 은행 중심 구조로 못 박힐 경우 통화 안정성은 얻지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기술 혁신 속도는 은행권 보수적 의사결정 구조에 종속될 수 있다는 반론도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하반기 국회 통과라는 정부 목표대로 갈지, 아니면 지난 반년처럼 또 한 번 표류할지가 이 법안의 다음 분수령이다.
Sources:
- 당정,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은행 지분 51% 컨소시엄’ 뜻 모아
- 원화 스테이블코인, ‘은행 지분 51% 컨소시엄’으로 가닥…입법 ‘속도’
-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 사실상 확정?…”당정 절충안 마련”
- 민주당, 스테이블코인 ‘은행 51% 지분’ 반대…디지털자산법 다시 격돌
- South Korea proposes comprehensive digital asset law including stablecoin rules — CoinDesk
- 스테이블코인 ‘51% 룰’ 논란 속 은행·빅테크 준비 끝 — 전자신문
- 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TF 출범 —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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