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올 1월 107.8%를 찍고 최근 70~80%대로 꺾여 매매가 상승세와
반대로 움직인다는 얘기가 나온다. 경매가 매매를 3~6개월 앞서는 선행지표라는 통념에 기대,
곧 집값도 꺾인다는 해석이다. 그런데 지지옥션 월간·주간 통계를 실제로 뜯어보면 70~80%대는
서울이 아니라 인천·경기 얘기다. 서울만 따로 떼어보면 여전히 100% 안팎을 지키고 있다.
1월 107.8%는 조정이지 붕괴가 아니다
지지옥션 집계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올 1월 107.8%(3년7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은 뒤
2월 101.7%, 3월 99.3%로 두 달 연속 내려왔다. 3월에 100% 밑으로 떨어진 게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이라 “경매 열기가 식었다”는 기사가 그때 나왔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4월 100.5%로 반등한 뒤 5월 100.8%, 6월 101.7%로 석 달 연속 다시 올랐다. 7월 마지막 주
(7월 24일 기준)엔 97.4%로, 직전 주(93.2%)보다 오히려 4.2%포인트 뛰었다. 1월 고점 대비
10%포인트 남짓 낮아진 조정이지, 70~80%대로 주저앉은 급락은 어느 시점에도 없었다.
70~80%대는 인천·경기의 숫자다
7월 4주 지지옥션 통계를 지역별로 나눠보면 그림이 다르다. 수도권 전체 낙찰가율은 84.0%로
연중 최저를 찍었지만, 이는 인천(79.5%)과 경기(79.7%)가 끌어내린 결과다. 경기는 의정부
지역 대량 저가 낙찰이, 인천은 진행건수가 올해 최다인 120건까지 늘며 유찰 물건 비중이
커진 게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서울만 떼어놓으면 97.4%다. “수도권 낙찰가율 70~80%대”라는
말은 틀리지 않지만, 그걸 그대로 서울에 대입하면 오독이다.
매매가는 실제로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으로 확인한 최근 거래도 하락 신호와는 거리가 멀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95.97㎡는 7월 25일 25억원에 손바뀜했고, 같은 날 명일동 명일지에스
59.4㎡는 12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동구는 3개월간 605건 거래에 평균 14억1534만원으로
같은 기간 서울 자치구 중 가격 상승 흐름이 뚜렷했던 곳 중 하나다. 실제로 강동구 경매
낙찰가율도 4월 105.5%로 전월 대비 9.9%포인트 뛰며 감정가를 웃도는 낙찰이 이어졌다 —
매매가와 경매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구체적 사례다.
그래도 완전한 무근거는 아니다
다만 경매 시장이 매매 시장의 선행지표라는 통념 자체는 근거가 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실수요·투자수요의 최전선 심리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서울 안에서도 양극화는 뚜렷하다.
지지옥션은 감정가 15억원 이하, 전용 60㎡ 이하 소형 대단지에서 유독 강세(6월 소형 낙찰가율
112.8%)가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대출 규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저가·소형 물건으로
수요가 쏠렸다는 뜻이다. 서울 낙찰률(경매 진행 물건 중 실제 낙찰된 비율)도 6월 34.0%로
2년6개월 만의 최저치를 찍어, 응찰 자체는 줄고 있다. 값을 밀어 올리는 건 소수의 우량
물건이라는 신호로 읽어야지, 서울 경매시장 전체가 냉각됐다는 근거로 쓰기는 이르다.
결론적으로 “경매가 매매보다 먼저 꺾였다”는 이번 주장은 수도권과 서울을 섞어 읽은 데서
비롯된 착시에 가깝다. 서울만 놓고 보면 경매와 매매 두 지표는 아직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
다음 관찰 지점은 8월 지지옥션 월간 집계와, 지금 강세를 이끄는 15억원 이하·소형 물건군의
쏠림이 얼마나 더 이어지느냐다. 그 쏠림이 무너지는 순간이 진짜 선행 신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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