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DC 발행사 서클(Circle Internet Group)이 2분기 매출 7억100만달러(약 9954억원)를 발표했다. 컨센서스 범위(7억1200만~7억1800만달러) 하단에도 못 미쳤다. 같은 기간 USDC 유통량은 전년 대비 19% 늘었지만 매출은 시장 눈높이에 못 미쳤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지난 3일 목표주가를 106달러에서 38달러로 64% 낮추고 투자의견도 ‘중립(Equal-weight)’에서 ‘비중축소(Underweight)’로 내렸다.
이자수익에 발목 잡힌 실적
서클의 2분기 매출·준비금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지만 컨센서스에는 못 미쳤다. 크립토브리핑은 금리 하락이 준비자산 이자수익을 눌렀다고 짚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18센트로 컨센서스 16센트를 웃돌았고 순이익은 4800만달러였다.
역설적인 건 사용량 지표다. 쿠코인 보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USDC 유통량은 733억달러로 전년 대비 19% 늘었지만, 3월 말(770억달러)보다는 줄었다. 온체인 거래량은 전년 대비 151% 급증한 14조8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유통량 증가율보다 거래 회전율 증가율이 훨씬 가파르다는 뜻이다. 다만 서클은 2026 회계연도 ‘기타 수익’ 가이던스를 기존 1억5000만~1억7000만달러에서 3억1000만~3억3000만달러로 두 배 가까이 올려잡았다 — 준비금 이자에 의존하지 않는 수수료 기반 매출을 키우겠다는 신호다.
목표주가 38달러부터 82달러까지
모건스탠리의 하향 근거는 명확하다. 벤징가 보도를 종합하면 이 은행은 USDC 유통량 성장 전망을 2027년 33%, 2028년 44% 낮췄고, 이를 근거로 GAAP 주당순이익이 컨센서스 대비 각각 3%·20% 낮아질 것으로 봤다. 같은 시점 TD코웬은 82달러 목표로 ‘매수’ 커버리지를 개시했고, 시장 컨센서스는 21개 증권사 평균 120달러(매수)로 집계됐다. 7월 한때는 23개 추정치 평균이 138달러, 최고 243달러·최저 55달러까지 벌어진 적도 있다. 같은 회사, 같은 실적을 보고 애널리스트 사이에 이 정도 간극이 벌어지는 건 흔치 않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진짜 사업모델
서클의 매출 구조를 보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드러난다. USDC 발행사는 이용자가 맡긴 달러를 단기국채·환매조건부채권(RP) 등에 굴려 그 이자를 수익으로 가져가는 구조다. 즉 매출의 본질은 ‘스테이블코인 사업’이 아니라 ‘단기금리 스프레드 장사’에 가깝다. 유통량이 19% 늘어도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이자수익은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고, 이번 분기 실적이 정확히 그 그림이다. 거래량이 151% 폭증해도 회전율은 발행사 수익에 직접 잡히지 않는다 — 서클이 ‘기타 수익’을 급하게 키우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주는 함의
이 구조는 지금 국내 8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농협·기업·수협·한국씨티·SC제일)이 오픈블록체인·DID협의회·금융결제원과 손잡고 준비 중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합작법인에도 그대로 걸린다. 크립토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컨소시엄은 신탁형과 예금토큰형 두 모델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신탁형은 별도 준비자산을 신탁에 담아 운용하는 구조로, 구조상 서클의 USDC와 거의 같다. 준비자산을 국채·MMF 등 단기자산에 굴려 그 이자가 곧 발행사 수익이 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발행 규모가 아무리 늘어도 수익성이 함께 꺾인다. 반면 예금토큰형은 이용자의 실제 은행 예금을 토큰으로 표시하는 방식이어서 법적 성격이 다르다. 이자 수익 구조가 별도 신탁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은행 본연의 예대마진 안에 흡수되기 때문에, 금리 변동이 특정 준비자산 하나에 집중되지 않고 은행 전체 대차대조표로 분산된다.
즉 두 모델의 선택은 단순한 법적 형식 문제가 아니라 ‘서클식 금리 스프레드 사업을 직접 떠안을 것이냐, 기존 은행 수익구조 안에 편입시킬 것이냐’의 문제다. 신탁형을 택한다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기마다 발행사 수익이 서클처럼 출렁일 수 있다는 걸 설계 단계에서 감안해야 한다. 모건스탠리가 USDC 목표주가를 낮추며 든 근거도 결국 “유통량 증가가 예전만큼 이자수익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이는 신탁형을 저울질하는 국내 컨소시엄이 성장률 가정을 짤 때 참고할 수밖에 없는 선례다.
하방 리스크도 분명하다. 서클 사례에서 보듯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모와 발행사 수익성은 별개로 움직일 수 있다. 국내 컨소시엄이 신탁형으로 기울더라도 저금리 국면에서는 수익모델 자체를 다시 손봐야 할 수 있고, 예금토큰형을 택하더라도 은행권 예대마진이 축소되는 시기엔 토큰 사업의 매력이 함께 떨어질 수 있다. 어느 쪽이든 “발행량이 늘면 수익도 는다”는 단순한 전제로 사업계획을 짜서는 안 된다는 게 이번 서클 실적이 남긴 가장 실질적인 교훈이다.
Sources:
- Circle shares fall as revenue miss overshadows quarterly profit beat
- Circle Q2 2026 Earnings: Revenue Falls Short of Estimates, USDC Circulation Declines by Year-End | KuCoin
- Circle (CRCL) slides after Morgan Stanley slashes price target to $38 from $106 | CoinDesk
- CRCL Price Targets Range From $38 to $82: What Is Happening? | Benzinga
- 시중은행 8곳,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위해 합작법인 설립, 두 가지 모델 계획 | Crypto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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