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5일 만료를 앞둔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재지정 여부를 국토교통부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시행 이후 서울 전역과 경기 23개 시·군, 인천 7개 구에서 외국인이 아파트·단독주택·빌라를 사려면 지자체 허가를 먼저 받아야 했다. 이 규제망에는 애초부터 빠진 대상이 있다. 오피스텔이다.
오피스텔만 비켜간 사전허가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26일 서울 전역, 경기 23개 시·군, 인천 7개 구를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지정 기간은 올해 8월25일까지 1년간이다. 이 구역에서 외국인이 단독주택·다가구·아파트·연립·다세대를 사려면 계약 전에 시·군·구청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안에 입주해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어기면 3개월 내 이행명령이 나가고, 이행하지 않으면 취득가액의 10% 이내에서 이행강제금이 거듭 부과된다. 파이낸셜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9일 “재정부와 다각도로 검토 중이나 아직 세부 수위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재지정 여부와 지역 범위는 이 기사를 쓰는 시점까지 관보나 국토부 보도자료로 공식 확정되지 않았다.
이 대상 목록에 오피스텔은 없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상 준주택으로 분류되지만 건축법상으로는 업무시설이라, 이번 허가제가 근거로 삼은 부동산거래신고법의 ‘주택’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아파트와 구조가 똑같은 주거용 오피스텔도 예외 없이 빠졌다.
억눌린 아파트 수요, 갈 곳은 어디
허가제 도입 효과는 이미 숫자로 확인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수도권 확대 시행 이후 수도권 외국인 아파트 매수 건수가 이전보다 28% 줄었다. 반면 서울 오피스텔 매매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인용한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는 7022건으로 전년 동기 5633건보다 늘었다. 두 수치를 기준으로 계산한 증가율은 24.7%다. 다만 이 통계는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은 전체 시장 수치다. 대출 규제로 아파트 대신 비아파트를 찾는 내국인 수요도 같은 기간 늘었던 터라, 오피스텔 거래량 증가를 외국인 수요만으로 돌리기는 이르다.
국토부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정부가 오피스텔 통로를 몰랐던 건 아니다. 국토부와 국무조정실 부동산감독추진단은 지난해 9월부터 외국인의 ‘비주택·토지’ 이상거래를 별도로 기획조사했고, 88건에서 위법 의심 사항 126건을 적발했다고 지난해 12월 발표했다. 허위 신고가 51건으로 가장 많았고, 편법 증여·차입 등 불법 자금조달이 13건, 무자격 임대가 11건이었다.
적발 사례 중에는 한 외국인이 서울 오피스텔을 3억9500만원에 사면서 3억6500만원을 세관 신고 없이 여러 차례 현금으로 들여온 경우가 있다. 이 건은 해외자금 불법 반입 혐의로 관세청에 통보됐다. 정부가 ‘비주택’ 이상거래를 따로 조사팀까지 꾸려 들여다봤다는 사실 자체가, 오피스텔이 이미 편법 거래 통로로 쓰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통계에 없는 사각지대
허점의 실제 규모를 확인하려던 시도는 통계 앞에서 막힌다. 국토부가 지난 5월 내놓은 ‘2025년 말 기준 외국인 토지·주택 보유통계’는 외국인 소유 주택 10만8231가구를 국적별·지역별로 세세히 나눈다. 중국인이 6만1439가구(56.8%)로 가장 많고, 수도권에 7만8206가구(72.3%)가 몰려 있다는 식이다. 그런데 이 통계 어디에도 오피스텔은 없다. 오피스텔은 애초에 ‘주택’으로 집계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1~4월 서울에서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외국인이 592명(중국인 218명)이라는 법원등기 통계는 있지만, 이 역시 아파트와 오피스텔·상가가 뒤섞인 숫자여서 오피스텔만 따로 뽑아낼 수 없다. 국토부가 규제 대상은 촘촘히 국적별로 세면서 규제 밖 오피스텔은 애초에 집계 항목에 넣지 않은 셈이다. 허가구역 재지정 여부와 별개로, 아파트에서 밀려난 외국인 수요가 실제로 오피스텔로 옮겨가는지는 지금 국토부가 가진 통계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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